멕시코의 전화시장을 독점해온 민간 전화업체인 텔레포노스 드 멕시코 텔멕스 가 내년의 시장개방을 앞두고 체질 개선에 나섰다.
서비스 질의 향상을 기반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변화와 혁신의 몸짓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멕시코 행정부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 지역 지역전화및 장거리전 화서비스 시장경쟁을 허가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멕시코 전화시장은 AT&T.MCI커뮤니케이션즈.GTE등 지역적으로 가까운 미국 거대 통신기업들의 대리 전장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이미 멕시코의 전화업체들과 손을 잡고 수십억달러를 투입하며 멕시코시장의 문을 세차게 두드려왔기 때문이다.
내부정비에 나서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한 서비스 질의 향상에 주력해야 하는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해있는 텔멕스로서는 험한 길이 예고되어 있는 것이다. 적들의 면면은 텔멕스의 기를 꺾기에 충분하다.
멕시코의 최대 은행으로 우량고객의 명단과 사적 통신망을 가지고 있는 방코 나시오날 드 멕시코(바나멕스)와 MCI의 합작업체인 "아반텔"은 마케팅및 기술부문에서 서비스와 관련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아반텔은 통신 라이선스 취득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고 장거리전화 서비스부문에서 텔멕스를 압도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여기에다 AT&T를 등에 업은 철강업체인 그루포 알파、 남미의 베네수엘라및 도미니카공화국의 통신시장에 이미 성공적으로 진출해 있는 GTE와 2위의 은행인 방코머의 연합、 이외에 휴대전화업체인 그루포 이우사셀도 지난해 미국의 지역벨사인 벨 애틀랜틱과 제휴관계를 맺었다. 이우사셀은 무선주파수 허가를 얻어 멕시코전역에 걸친 고정 무선 네트워크를 출범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예비 경쟁자 목록에는 미국의 모토롤러、 이탈리아의 스텟、 스페인의 텔레포니카등이 포진해 있다.
이렇듯 막강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텔멕스에 필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서비스 질의 향상.
텔멕스의 장수는 카를로스 슬림 헬루씨. 멕시코의 거부이기도 한 그는 텔멕 스의 최대 주주로 이 회사가 어떤 지경에 빠져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
사실 텔멕스는 90년말 민영화 이래 멕시코의 전화시장에 많은 자금을 투자했다. 전멕시코에 걸쳐 1만7천km에 달하는 디지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85억달러를 쏟아부었고 3백만회선 이상의 전화회선을 부가했다. 이같은 노력 의 결과 현재 멕시코의 전화회선은 민영화 이전의 인구 1백명당 6.6개에서 9.6개로 늘어나게 되었다. 전화를 배정받기 위해 가입자들이 기다리던 시일이 3년에서 3달로 줄어들게 된 것도 텔멕스의 공로라면 공로.
업계에서는 텔멕스가 일시적인 해고에 나서지 말고 4만9천명에 이르는 종업 원들을 재교육、 고객들을 친절하게 대하는 방법등에 대해 가르치라고 지적 한다. 현재 텔멕스의 경쟁력은 계속 하락하고 있으므로 교육기간은 길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덧붙인다.
이외에도 텔멕스는 다국적 기업고객들의 요구에 맞는 새로운 선진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미국의 장거리전화업체인 스프린트사와 제휴를 맺고 멕시코와 미국을 잇는 전세계적 통신서비스를 이용한 원스톱 쇼핑서비스를 기업들에 제공할 계획도 세워놓았다.
내년 중반 전화시장 독점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고 97년 완전 개방되면 텔멕 스의 이익은 엄청나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슬림씨는 거대 경쟁업체들의 멕시코 상륙을 막는데는 실패했지만 멕시코 관리들에게 라이선스이용 요금의 필요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와 만남에서 그는 다른 업체들이 불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역설한다.
"경쟁업체들은 투자는 적게 하고 텔멕스의 거대한 기반시설은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속셈을 갖고 있다"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멕시코정부는 최종적으로 텔멕스의 손을 들어주었다. 업체들이 지역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텔멕스에 요금을 지불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이같은 규정을 못박아 두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많은 세부사항들 이 가까운 시일내에 마련될 것같지도 않다.
텔멕스가 기대고 있는 것은 경쟁이 보다 질좋은 서비스를 가져다줄 수 있고전화보급률의 확대도 가능케 해준다는 멕시코 정부의 믿음이다.
한편으로 멕시코 정부는 텔멕스의 영향력이 유지되기를 원한다. 왜냐하면 텔 멕스같이 어느 정도 기반이 있는 업체들만이 이익이 얼마안되는 멕시코의 지역전화 서비스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가경쟁이 시작되면 텔멕스의 출혈은 당연하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짧은 기간동안 저가 과열경쟁을 벌였던 칠레의 장거리전화시장 을 예로 들어 텔멕스가 반드시 불리하지만은 않다고 보고 있다. 칠레에서는 새로 진출한 업체들이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 시장은 현재 45억달러정도로 매년 14%이상씩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슬림씨도 "우리의 몫과 상관없이 이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고 밝힌다.
앞으로텔멕스의 미래는 멕시코 정부정책만큼이나 불투명하다.
피할 수 없는 시장점유율의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서 텔멕스는 서비스 질의제고이외에는 별로 필요한 것이 없다.
"잘 지냈나?"라는 인사에 앞서 초창기 전화가 개통되었을 때 했던 "잘 들리나? 라는 한마디 말이 현재로서는 가입자들에게 더 절실하다는 것을 텔멕스 는 기억해야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일침을 가하고 있다.<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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