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시민들이 전화기를 마련하는데는 5년이상을 기다리겠다는각오와 인내심이 필요하다." 휴대전화및 디지털전화용 교환기를 3대 보유하고 있는 헝가리의 전화사정을 짐작케해 주는 말이다. 헝가리는 마티브사등 서유럽통신업체들에 투자의 최적지로 꼽히는 곳이다. 그럼에도 실정은 형편없다. 헝가리가 이 정도면 동유럽 다른 나라의 사정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동.서냉전체제의 붕괴이후 서구의 전화 및 통신업체들은 동유럽 시장 진출에활기를 보여 왔다. 그러나 동유럽지역은 양질의 서비스로부터 아직 소외되어있다.
그렇다면 그동안 서유럽업체들이 투자했다는 막대한 돈은 도대체 어디로 흘러간 것일까.
지난 90년부터 93년까지 "동 유럽 통신 시장 열어 젖히기"붐이 일어났을 때 서구업체들이 이 시장에 투자한 돈은 40억달러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서유럽 10대 기업이 지난 한햇동안에 이 시장에 투자한 금액은 3억달러이며 지난해까지의 누계 투자금액은 무려 26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투자에도 불구 통신시장이 약 50년동안 국가에 의해 통제되어온 이 지역의 전화보급률은 서유럽의 3분의 1수준이다. 디지털 전화교환기의 보급도 중남부아프리카지역에 비해서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로 들어선 동유럽 각국 정부들이 2000년을 겨냥、 전화서비스시장 개혁을 위한 거대한 계획을 세우고는 있지만 이도 역시 쉬운 일은 아닐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동유럽지역은 제한적이지만 통신서비스의 혜택을 누리는 계층과 그렇지못한 계층간의 간극이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전자의 경우 도시에 거주하면 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지만 후자의 경우 시골에서 관료화된 전화서비스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국제 통신연합(ITU)의 조사에 따르면 국제전화 수요가 뒷받침되는 동유럽에서 기업의 이용량은 89~92년 한해당 30%이상 치솟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일반인들에 의한 국내 전화이용은 90~93년사이에 겨우 6.6%증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같은 국민과 국민간、 기업과 국민간의 불균형은 사회내부의 통합에도 역작용을 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동유럽의 이같은 통신사정에 대해 전문가들은 두가지의 충고를 하고 있다.
첫째는 90년부터 93년사이에 투자된 서유럽업체의 돈이 전화서비스의 고른 혜택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 전화서비스로 인해 발생한 일자리가 계속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서유럽업계 관계자들은 동유럽 각국의 근시안적인 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서유럽업체들이 투자를 하고 싶어도 투자가 아쉬운 입장인 동유럽 국가 들의 정책이 오히려 독점을 유지하려는、 즉 투자를 가로막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투자의욕이 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들의 변이다.
지난 한해 이 지역에 대한 투자를 왜 많이 늘리지 않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독일 텔레콤(DT)의 관계자는 "상황이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응수했다.
반면에 동유럽 정부 관계자들은 서구업체들이 "단물 빨아먹기"식의 투자를 하고 있다며 서구의 투자전략을 비난하고 있다.
이같은 견해차이에도 불구하고 양측 모두는 돈이 흐르지 않는다는 사실에는공감하고 있다. 이는 서구업체들이 돈을 쏟아붓기보다는 이 지역 관점을 충실하게 확보한 후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보다 더 심각하다.
체코의 경우 정부 관계자간 견해차로 국영 통신업체의 민영화가 지연되고 있고 헝가리는 업체들이 이권을 위해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는등 정쟁등으로 시급히 진행되어야할 사업들이 미뤄지고 있다.
각국 정부는 이같은 문제는 과도기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보다 근본적인 장애물은 지역 전화서비스의 구축을 위한 기초적인 설비투자에 있다는 것이다. 지난 90년대 초만해도 서구업체들은 동유럽 시장에 확실한 투자를 하기 원했고 또 그렇게 해왔다.
예를 들어 미국의 지역벨사인 US웨스트는 이 지역 휴대전화 시장 성장을 예측하고 고성장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이 지역 시장을 헤매 다녔다.
또한 다른 업체들도 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해주는 국제전화 서비스를 위한 교환기 사업에 주력해왔다.
이제는 초기 양상과 달리 지역및 공공 전화네트워크에 투자된 비용의 환수도 빠르지 않을 것이다.
이는 동유럽지역 국민들에게는 불행스러운 일로 이 지역 전화및 통신 서비스 의 품질향상이 가까운 시일내에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허의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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