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 영상소프트웨어사업 진출배경과 전망

제일제당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미 드림워크스SKG사 에 3억달러상당의 자본을 투자하는 것을 계기로 영상소프트웨어사업에 본격 진출키로 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제일제당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김종학 PD팀과 공동으로 영상소프트웨 어업체인 "제이콤"을 설립키로 하는 등 영상소프트웨어사업을 주력업종의 하나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나타냈다.

제일제당측은 "멀티미디어시대에 가장 고부가가치사업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영상소프트웨어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구축할 계획" 이라고 밝히고 있다.

영상소프트웨어사업은 국내의 경우 이미 올해에만 3조2천억원규모에 이르고있고 5년후에는 5조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분야.

제일제당은 드림워크스사의 투자로 이같은 고부가가치사업의 진출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함으로써 성장과 수익성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는 기존의 식품 과 생활용품 위주의 사업구조를 고성장 고수익이 기대되는 첨단산업분야로 개편할 수 있게 됐다.

한편으로 이번 영상소프트웨어사업 진출은 제일제당이 재산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삼성그룹과 결별 이후의 "홀로서기"를 대비한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제일제당의 영상소프트웨어사업이 과연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영상소프트웨어사업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이 분야에 진출하게 된 동기가 석연치 않기 때문이다.

제일제당의한 고위관계자는 "1년전부터 영상소프트웨어사업의 진출을 위해드림워크스사의 투자를 검토해 왔다"고 말하고 있으나 회사차원의 준비보다는 제일제당의 실질적인 오너인 이현재 상무의 개인적인 관심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이와관련、 제일제당의 원종섭 부사장은 "이상무가 영화에 관심이 많다 면서 이상무의 개인적인 관심때문에 드림워크스사에 투자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제일제당의 한 고위관계자가 "지난해 12월 삼성그룹과 드림워크스사간의 투자협상이 결렬된 이후 드림워크스사와 접촉하게 됐다"고 밝힌 점도 회사차원의 준비가 주도면밀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과 스필버그 감독과의 지난 2월회동이 불발로 끝나면서 최종적으로 드림워크스사의 투자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미루어 볼때 제일제당의 3억달러 투자는 삼성그룹의 투자포기이후 드림워크스사와 접촉한 지불과 2개월만에 전격적으로 결정된 셈이다. 오히려 제일제당은 삼성그룹과의 불편한 관계로 인해 영상소프트웨어사업에 성급하게 뛰어들었다는 오해를 사고 있다.

뿐만아니라 제일제당이 드림워크스사에 대한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 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제일제당의 영상소프트웨어사업 진출이 순조 롭게 진행될 수 없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제일제당측은 "드림워크스사의 투자를 계기로 영상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술확보와 영화 TV 음반 컴퓨터소프트웨어 대화형멀티미디어 테마파크사업에 이르기까지 종합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현재 드림워크스사는 멀티미디어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제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연 제일제당이 드림워크스사로부터 멀티미디어와 관련해서 기대한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제일제당측이 드림워크스사에 투자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은 일본지역 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의 판권뿐이라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관계자들사이에서제기되고 있다. 즉 제일제당이 드림워크스사의 아시아지역의 배급사역할 밖에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이다.

더욱이 제일제당이 배급사의 역할마저 단기적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분석 도 나오고 있다. 이번 드림워크스사의 설립에 핵심적 역할을 한 스필버그감 독이 3편의 영화를 제작하면 그 역할이 끝나、 향후 드림웍크스의 장래가 매우 불투명한 점도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제일제당측은 나름대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드림워크스사 및 김종학 PD와 설립한 "제이콤"을 통해 영상소프트웨어사업의 진출에 대한 확고한 교두보를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보다 한발앞서 영상 소프트웨어사업에 대한 경험과 전문인력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달중순 세계최대의 가전업체인 일본 마쓰시타전기가 할리우드메이 저인 MCA사를 인수한지 약4년만에 완전히 손을 털고 빈몸으로 나오는 등 할 리우드에 진출한 일본기업들이 연이어 값비싼 수업료만을 지불하고 참담하게 되돌아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제일제당의 "드림워크스 자본참여" 라는 "대모험"의 성공여부에 의문을 제기하는 관계자들이 적지않다.

<원철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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