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는 넥스트 컴퓨터와 IBM의 유닉스 시스템상에서 운용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넥스트스텝"을 IBM에 라이선스해 주었다고 밝혔다. 그는 넥스트 스텝이 어떤 IBM기종에서 운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언급하지는않았지만 두 회사가 손을 잡고 일할 것이라는 이미지를 어렴풋이 풍겨 잠재 고객과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이상적인 동업자라는 인식을 갖도록 유도했다. 잡스가 흥분된 어조로 "새 컴퓨터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소리"를 만들어낸다 고 말한 후 샌 프란시스코 교향악단 소속 바이올린 연주자가 넥스 트컴퓨터와 함께 바흐의 A 마이너 바이올린 콘체르토를 2중주로 연주하는것으로 발표회는 막을 내렸다.
멋진 2중주에 관중은 박수를 보냈다. 관중은 월 가 증권 거래소나 메리 케이 화장품 판촉행사에서나 볼 수 있는 집단광란의 반응을 보였다. 관중의 그러한 반응은 연주가 매우 신선하기도 했지만 PC사용자가 원하는 기능과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트집잡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열띤 분위기에 빠졌던 로스 페로는 바이올린 연주자가 컴퓨터 소리에 맞추어 합성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준 것이야말로 "최고가 무엇인지를 보여준"것으로 그날 을 회고했다. 잡스는 소프트웨어 운용상의 실수 없이 그날의 발표를 마쳤다.
그는그의 실력을 백배 활용했을 뿐 아니라 행운의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그러나그 다음달 개최된 프레스클럽기자회견 직전에 밝힌 페로의 회고담을 들으면 그날 잡스는 아슬아슬한 순간들을 배짱으로 버텨 나갔고 불가능에가까운 일들을 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로 무관심한 실리콘 밸리 에서직접 컴퓨터를 시연해 본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넥스트의 충직한 사람들만골라 그날 초대되었는데도 페로는 그들의 충직함을 부인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무대에 선 잡스는 마치 마이클잭슨 처럼 모두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갔다고 페로는 말했다.
페로가 신비주의자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페로가 그 날의 분위기에 휩쓸려 들어간 것은 이해할 만도 하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라 는 신비한 인물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언론마저도 그날의 분위기에 휩쓸린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그 발표회 이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잡스는 분위기를 완전히 휘어잡았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쉽게 대답했다. 잡스 는 계획보다 늦게 제품발표회를 개최한 이유를 묻는 질문들에 대한 답도 미리 준비해 두었다. "컴퓨터는 결코 늦게 발표된 것이 아니다. 적어도 5년은 앞선 제품이다". 기자들은 동의했다. 제품을 몇 대 생산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그는 넥스트는 제품을 최대한 많이 생산할 것이지만 "수요에 못 따라갈것 이라고 답했다. 시카고 트리뷴지 기자로 실리콘 밸리 소식을 어느 정도 다루는 웨스 스미스는 잡스가 까다로운 질문을 던진 기자들을 무시하자 동료 기자들마저 그들을 비난하는 광경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잡스는 자신의 성공을 지나치게 자신한 나머지 타당한 질문에 대해 한마디 짧은 답으로 응수한 것이 얼마나 무뢰하게 비춰졌는지를 깨닫지 못했다. 잡 스는 넥스트 컴퓨터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가 대학생이 아니면 어떻게 하겠는가 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 질문에 그는 아주 간단하게, 대학에 등록하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은 잡스의 큰 실수까지도 눈감아 줬다. 점심식사가 변변치 않았다. 몇몇이 불만을 토로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관하지 않았다. 언론은 이번에발표된 제품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스트워드 알솝은 앞으로 18개월 이내에 약 2만5천여대의 "멋있는 넥스트 컴퓨터"가 판매될 것이라고 썼다. 대학이 컴퓨터가 갖고 있는 문제를 약간 부담한다면 넥스트는 앞으로 일년 반 안에 총 1억5천만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되는 것이다. 다른 뉴스레터의 편집부장인 리처드 셰퍼도 넥스트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나는 처음에는 넥스트를 믿지 않았지만 지금은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고 말했기 때문에 알솝의 말보다 더 설득력을 가졌다. 다른 사람들도 넥 스트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표현했다. ITC사의 이사인 클레어 플레그 는 넥스트의 제품뿐 아니라 마케팅 전략 또한 훌륭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테크놀로지 스톡 레터지의 편집 부장인 마이클 머피는 넥스트가 앞으로2년 동안 5만여 대의 컴퓨터를 판매해 약3억달러 상당의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예측했다. 매큐저지의 편집부장은 다소 흥분된 어조로 "이 기계는 결국 섹스 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품 발표회의 분위기와 관중들의 넥 스트에 대한 지지는 이보다 더 고조될 수는 없었다.
넥스트는 제 4의 물결을 타고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국제 많이 본 뉴스
-
1
자폭 드론을 막는 러시아군의 새로운 대응법? [숏폼]
-
2
온순한 혹등고래가 사람을 통째로 삼킨 사연 [숏폼]
-
3
“2032년 충돌 가능성 2.3%”… NASA 긴장하게 한 '도시킬러' 소행성
-
4
'러시아 최고 女 갑부' 고려인, 총격전 끝에 결국 이혼했다
-
5
드론 vs 로봇개… '불꽃' 튀는 싸움 승자는?
-
6
팀 쿡 애플 CEO, 오는 19일 신제품 공개 예고… “아이폰 SE4 나올 듯”
-
7
오드리 헵번 죽기 전까지 살던 저택 매물로 나와...가격은? [숏폼]
-
8
“30대가 치매 진단에 마약 의심 증상까지”… 원인은 보일러?
-
9
"불쾌하거나 불편하거나"...日 동물원, 남자 혼자 입장 금지한 까닭
-
10
매일 계란 30개씩 먹는 남자의 최후 [숏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