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컴팩의 성장 전략-딜러확대.비용절감.AS강화

90년대 컴퓨터업계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기업은 어디일까.

상당수전문가들은 컴팩 컴퓨터사를 드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간의 실적을 보면 왜 컴팩사인지를 잘 알 수 있다.

간단히 지난 92년과 94년의 실적을 비교해 보자. 이 기간동안 매출액은 2배 이상 늘어나 1백억달러를 돌파했다.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내실은 더 튼튼해졌다. 94년의 순익이 8억6천7백만달러를 기록、 92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굳이92년을 비교의 기준시점으로 잡은 데는 이유가 있다. 91년 후반에 취임한 컴팩의 최고경영자(CEO) 에커드 파이퍼 회장의 경영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첫해가 이 때이기 때문이다.

앞서의 매출 및 순익 신장은 따라서 파이퍼 회장의 공로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컴팩 이사회에서 보너스와 수당을 포함한 파이퍼 회장의 연봉을 2백50 만달러에서 5백50만달러로 올리기로 한 것도 그런 공로를 인정했기 때문.

파이퍼의컴팩은 이로 인해 미국 컴퓨터업계의 새로운 신화로 등장했다.

IBM、 컴팩 등 대부분의 업체들이 PC시장 영향력 감소를 경험하는 동안 컴팩 은 오히려 이들을 제치고 지난해 정상의 자리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컴팩이정상의 자리에 오른 비결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파이퍼 회장의 시장중심 전략의 승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가이런 전략을 구사한 것은 91년의 컴팩 시련기 때의 경험 덕이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컴팩은 고품질.고가 전략을 고집해 왔다.

그러나 주요 대기업 고객들이 비용절감에 나서면서 컴팩의 전략은 더 이상먹혀들지 않았다. 한 푼이라도 지출을 줄이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값싼 호환기종으로 고객들이 이탈해 갔다. 매출이나 순익은 늘지 않고 주가는 계속 곤두박질쳤다.

로드 캐니언 회장이 사임하고 파이퍼 회장이 뒤를 이었다. 파이퍼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딜러 확대에 착수했다. 3천5백개이던 딜러 수가 3만8천개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대신 1만2천명이던 자체 인력을 1만명으로 줄이는 등 비용절감 노력에 박차 를 가했다. 부품업체들로부터의 납품 조건을 개선한 것도 그런 노력의 하나였다. 파이퍼 회장은 가정용、 교육용、 소기업용 등으로 PC시장을 확대하고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데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의구상은 97년전에 컴팩을 세계 최대의 PC 제조업체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그는 당초 목표보다 3년이나 앞당겨 컴팩을 정상의 자리에 올려 놓았다. 취임 2년만에 4.8%에 머물던 컴팩의 시장 점유율이 10%로 올라섰다.

그러나파이퍼 회장의 야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컴팩을 세계 정상의 PC 제조업체로 성장시킨 그의 다음 목표는 오는 2000년 까지 매출액을 지금의 3배인 3백억달러로 끌어 올린다는 것이다.

파이퍼회장은 이를 위해 "창조적 파괴"를 역설했다. "기업은 과거의 낡은사고와 전략에 안주해선 안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에 따른 지침도 분명하다. 시장중심 전략의 큰 골격은 유지하면서 비용절감을 통한 가격파괴로 고객을 유인한다는 것이다.

가격파괴는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부품의 대량수요에 따른 납품가인하 원가절감 가격인하의 순환 고리를 형성케 될 것이라는 게 그의판단이다. 이와 함께 3백억달러 고지를 점령키 위해 그가 추진하고 있는 또 하나의 주요 사안은 신시장 개척.

그는우선 기업 고객들을 상대로 기존 메인프레임과 중형 컴퓨터를 자사 PC네트워크로 대체시키려는 설득 작업에 나섰다.

일례로 5만달러를 투자한 PC 네트워크의 경우 25만달러짜리 중형컴퓨터가 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식이다.

그러나신시장 개척과 관련、 파이퍼 회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가 정용 시장을 공략하는 일이다.

최근 이 시장의 성장 속도가 기업 시장보다 2배나 빠른데다 성장 잠재력도 크기 때문이다.

미국만해도 아직까지 PC를 소유하지 않은 가구가 6천만에 달한다는 데서 이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시장은 가격이 최대의 경쟁 요소라는 점에서 가격파괴에 적극적인 파이퍼 회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따라 컴팩은 이 시장에 1천5백~2천5백달러대의 제품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파이퍼 회장은 이같은 노력을 통해 컴팩을 세계 최대의 PC 제조업체에서 세계 최고의 고객 만족 업체로 만들겠다는 뜻을 펼쳐 보이고 있다.

납기、기술 지원、 애프터 서비스、 제품의 질、 가격 등 모든 면에서 고객 만족도 넘버 원의 업체가 되겠다는 게 그의 다짐이다. <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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