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국경없는 유럽 이동전화 (중)

유럽의 이동통신서비스가 다른 지역에 비해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유럽국가들의 디지털 이동통신분야에 대한 실험정신이 남다르다는 것을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범유럽 디지털 이동전화(GSM)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는 모두 17개국. 여기에는 물론 유렵의 경제 강국이랄 수 있는독일.프랑스.영국등이 있고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스웨덴 룩셈부르크 네덜란드등 전통적으로 이동전화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은 북유럽국가들 、 그리고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등 남유럽국가들이 총망라돼 있다.

<유럽국가들의디지털 이동전화 사업자 표 참조> 이중 덴마크와 핀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웨덴 영국등 10개국은 각각 2개 이동통신사업자가 GSM사업에서 경쟁을 벌이고있다. 이는 미국 전체의 이동전화서비스 현황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사업자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DCS-1800이라고 명명된 새로운 디지털 셀룰러 서비스가 가세하고 있다. 기존 아날로그 셀룰러와 인접한 주파수인 8백MHz대역을 사용하는 GSM과는 달리 DCS-1800은 1.8GHz대역의 전파를 사용하는 또다른 형태의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

현재 DCS-1800서비스는 영국의 머큐리 원투원사와 오렌지사등 2개 사업자、 독일의 E-플러스사등 3개사가 제공하고 있으며 프랑스도 지난해 말 사업자를 선정、 준비중이다.

물론 외양적으로는 디지털 셀룰러 서비스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에는 GSM 과 유사하지만 셀룰러 서비스의 대체기술이 아닌 본격적인 개인휴대통신(PC N)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89년 영국에서 처음 사업권을 허가한 DCS-1800은 기본 개념은 대중화된 시장 이다. 이 서비스의 기본개념은 기존 통신서비스가 중시하는 지역이 아닌 "개 인"이다. 개개인마다 주민등록번호와 유사한 "번호"를 부여한다는 개념에서 출발한 이 서비스의 공략 대상은 기존 셀룰러 가입자를 포함한 일반 전화가 입자들이다. 이 중에서 영국의 오렌지사가 제공하는 오렌지서비스의 경우、이동전화와 유사한 DCS-1800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일반 전화보다 낮은 요금 정책 을 전개、 영국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유럽의 디지털 이동통신 서비스가 세계적인 이목을 끌고 있는 이유는 우선 기존 아날로그 이동통신서비스와 근본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럽 국가들이 제공중인 GSM서비스는 나라별로 제공되던 아날로그서비스와는달리 EU 역내 국가들간 로밍을 전제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적어도 이동전화분야에서만큼은 EU의 통합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GSM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면 누구나 GSM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EU국가 어느곳을 가더라도 같은 단말기로 이동전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는 각국별 별도의 이동통신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통신시장 개방시 가장 무서운 존재인 미국과 비견할 수 있을만한 시장 규모 를 갖추게 되면서 보다 적극적인 의미의 경쟁을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럽의 이동통신 서비스 산업은 통합된 형태인 GSM이라는 비장의 무기를 앞세워 이동통신분야에서 초강국인 미국과 어깨를 겨눌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유럽 국가들의 무선통신에 대한 노력은 비단 음성통신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무선통신분야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는 무선데이터통신분야에도 막대한 투자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결국 유럽국가들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축 사업에서 견뎌내기 위해서는 유럽연합이라는 집단화를 통해 통신분야에 표준화를 이루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의견의 일치를 이미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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