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올리베티, 베네데티 회장 2세 경영 일선 등장

이탈리아 올리베티사의 카를로 데 베네데티 회장(60)의 아들인 마르코 데 베네데티 33 가 경영 일선에 등장、 주목을 끌고 있다.

그의 경영 일선 등장은 이탈리아 최대의 컴퓨터 제조업체인 올리베티가 현재상당한 곤경에 처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회사의 향후 사업 전략과 밀접한 관련 속에서 이루어졌을 것이란 점에서 특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몇년간 계속된 컴퓨터 사업의 부진으로 새로운 사업 전략을 마련하지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난관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상태에서 젊고 패기에 찬 마르코 데 베네데티의 등장은 올리베티가 내세운 강력한 "승부수"라는 인상이 짙다.

따라서 마르코의 등장으로 올리베티는 적지 않은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 다. 이와관련 우선 그가 맡은 사업 분야가 멀티미디어 부문이라는 점이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이다.

올리베티는 그동안 각 사업부에 산재해 있던 멀티미디어 사업을 통합、 이를전담할 "올리베티 텔레미디어"라는 계열 회사를 신설하고 마르코를 이 회사 의 책임자로 임명했다.

이는 올리베티의 전략이 신설 회사를 통해 유럽 최대의 멀티미디어 업체로 부상하겠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올리베티가 이같은 전략을 세우게 된 것은 기존의 컴퓨터 제조 사업이 한계 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컴팩 컴퓨터、 휴렛팩커드、 포비스 마이크로컴퓨터 등에 시장을 잠식당하면 서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 연속해서 4년간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거려야 했다.

특히지난해의 경우 적자폭이 전년에 비해 늘어나 그 액수가 3억4천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이 회사가 36%로 최대 지분을 확보한 이동통신 업체인" 옴니텔 프론토 이탈리아"도 컴퓨터 사업 부진을 벌충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로 인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올리베티가 새로운 돌파구로 텔레미디어를 설립한 것은 작년 7월.

이 신설 회사의 매출액은 현재 3억5천만달러로 모기업인 올리베티의 56억달 러와 비교하면 아직까지 "새 발의 피"에 지나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설립은 올리베티의 미래를 좌우할 전략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 컴퓨터 화상회의、 네트워킹 소프트웨어등 이 회사의 사업 영역이 멀티미디어 시대의 핵심 분야라는 점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더욱이이탈리아적인 가족경영 문화속에서 회장의 아들이 직접 사업을 관장 토록 했다는 것이 그런 견해를 강력히 뒷받침 해주고 있다.

이런 견지에서 볼 때 마르코는 올리베티의 차세대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시험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유럽과 미국의 대학에서 수학、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때 뉴욕의 투자 회사에서 일하면서 타임 워너와 RJR 나비스코의 합병 사업팀에서 일했던 경력을 갖고 있는 그가 부친이 키운 회사를 다시 한번 일으켜 세울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텔레미디어의 책임자로서 지금까지 그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일단 긍정적 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제휴、 윈도즈 NT에 기반을 둔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개발을 추진하면서 주문형 비디오 (VOD)등 첨단 서비스 분야 진출 에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했으며 휴즈 네트워크 시스템과도 협력 계약을 체결 、 유럽지역에 디지털 위성 통신 서비스를 제공키로 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또 모기업인 올리베티가 그간 컴퓨터 사업 부문에서 축적한 경험을 활용해 인터네트에서 이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의 개발에서도 상당한 개가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의 야망은 저렴한 서비스료의 고품질 화상회의 실현、 온라인 서비스 분야 진출등으로 끝없이 펼쳐지고 있다.

2세대 경영자 마르코가 선두에 서서 지휘하고 있는 이들 사업이 올리베티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강력한 기반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현재 거의없다. 다만 문제는 이들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들어서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필요하다는 점이다. 그 시간동안 올리베티가 얼마나 잘 버티느냐는 베네데티 회장의 몫으로 남아 있다. <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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