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가 마침내 오는 18일부터 윈도즈용 한글워드프로세서 "한글3.0" 의 출하를 시작한다.
"한글3.0"의 출하시기에 관련업계와 사용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한글과 컴퓨터의 기업적 위치와 이 제품이 갖게될 남다른 상징성 때문이다.
이번 출하는 지난 92년 6월 이 제품의 개발에 돌입한다고 발표한 이래 무려2 년8개월여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그동안 한글과컴퓨터는 이 제품을 개발하면 서 중간에 "한글2.1" "한글2.5" 등 도스실행환경의 후속 "한글2.x"시리즈를 내놓고 "한글3.0"으로의 완전업그레이드를 약속해 왔다.
지금까지 출하시기를 전후하여 "한글3.0"에 쏟아졌던 관심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이 제품의 실행환경이 "윈도즈3.1"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국내 컴퓨터사용환경의 변화를 점쳐볼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사용환경은 당연히 도스에서 윈도즈로 변화한다.
이는 한글과컴퓨터가 도스용 "한글2.x"를 통해 국내 워드프로세서 사용환경 의 표준을 장악해온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실질적으로는 "한글2.x"가 그동안 국내 컴퓨터사용환경 전체를 좌우해 왔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상징 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한글3.0"은 실행환경을 바꿔 "한글2.x"의 대를 잇는 제품이긴 하지만 SW적 인 특성면에서는 완전히 서로 다른 아키텍처를 채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발에 많은 난관이 따랐고 개발완료시기도 여러번 조정됐다.
이와관련, 한글과컴퓨터측은 "한글3.0"의 출하가 지연되는 과정에서 "한글2.
x"사용자들에게 애정을 갖고 기다려줄 것을 호소해 왔고 사용자들은 이를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
바꿔 말해 사용자들은 세계적으로 윈도즈환경이 완숙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글과컴퓨터의 요구대로 도스상태에 머물러 줬던 것이다.
따라서 "한글3.0"은 워드프로세서로서의 상품적인 기대감은 물론 윈도즈환경 으로의 전환을 담보해준 사용자들에 대한 심리적 보상까지를 함께 충족시켜 줘야할 의무가 있다.
또 하나의 관심은 한글과컴퓨터가 도스환경에 이어 윈도즈환경에서도 과연국내 SW패키지업계를 대표하는 주자로서의 위치를 고수할수 있느냐의 여부였다. 그동안 핸디소프트、 삼성전자、 LG소프트웨어、 한메소프트 등 국내기업과 마이크로소프트、 노벨、 로터스 등 외국기업들이 잇따라 윈도즈용 한글워드 프로세서 제품들을 내놓고 이미 치열한 시장선점경쟁에 나선 것은 물론이다.
뿐만아니라 데이터베이스、 스프레드시트、 통신이뮬레이터분야 등에서 상당수의 윈도즈용 제품들이 쏟아져 나와 환경변화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황이기도 하다.
따라서 윈도즈환경에서는 후발인 한글과컴퓨터가 이같은 악조건을 "한글3.0" 을 통해 얼마나 극복할수 있느냐도 관심거리가 아닐수 없다.
"한글3.0"에 대한 업계와 사용자들의 일반적 평가는 관례상 늦어도 올상반기 내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제품의 평가 기준으로는 특히 기존 도스용 "한 글2.x"와의 호환성과 사용자인터페이스를 비롯, 결점(버그)을 얼마나 최소화했는지를 따지게될 SW안정성 등이 핵심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이 평가의 결과에 따라 이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다시피 한 한글과컴퓨터의 향후 기업적 위치도 가려지게 되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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