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렸을 때 공격하라." 미국 인텔사의 호환업체중 가장 규모가 작은 미넥스젠사 아티크 라자 회장의 슬로건이다. 현재 넥스젠은 매우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
세계 마이크로프로세서(MPU)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인텔사가 지난달초 펜티엄 가격을 최고 40%까지 내린 것이다. 인텔은 또 같은달 16일 차세대 칩인 "P6"의 사양을 발표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호환업체 들을 파산의 도가니로 몰아 넣으려는 것이다.
이같은 소식을 들은 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 사이릭스사 등 호환업체들은 착잡하기만 했다. 가격파괴와 "P6"라는 신제품이 그나마 가지고있는 5%의 시장점유율을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자 회장은 오히려 두 눈을 부릅떴다. 한판 승부를 겨뤄보자는 기세 였다. 인텔이 차세대 칩 "P6"의 사양을 발표했을 때 넥스젠도 686급의 마이크로 프로세서(MPU)를 개발하고 있다고 선포했다. 인텔이 P6를 올해 말경에 출시 할 것이라고 밝혔을 때 넥스젠도 같은 시기에 686급의 MPU를 출시하겠다고선언했다. 인텔로서는 미운 오리새끼처럼 따라하는 넥스젠이 곱게 보일 리 없다. 왜냐하면 2% 미만의 MPU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일개 중소기업이 전세계 MPU시장 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인텔에 노골적으로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자 회장의 이러한 자신감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여름 호환업체중 가장 빨리 펜티엄호환칩(모델명 Nx586)을 만들어 출시한 경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넥스젠의 펜티엄은 또 성능에서 인텔 펜티엄과 비슷하다. 그러나 가격은 파격적으로 싸다.
넥스젠 펜티엄은 속도에서 인텔의 가장 빠른 펜티엄칩에 비해 약간 빠르다.
넥스젠펜티엄칩이 빠른 것은 명령어축소형컴퓨터(RISC)칩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인텔의 펜티엄칩에는 RISC기술이 없다. 인텔은 펜티엄 다음세대인 "P6 "에만 RISC칩을 일부 장착했을 뿐이다.
그러나 넥스젠 펜티엄은 인텔의 펜티엄에 비해 가격에서 무려 27%나 싸다.
성능은비슷하면서 가격이 훨씬 낮으면 아무리 강자라 할지라도 당해내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넥스젠의 계산이다.
또 넥스젠은 "운이좋게도" 펜티엄칩의 오류사태 덕을 보고 있다. 인텔 펜티 엄칩 결함의 핵심은 부동소수점 연산처리의 오류이다. 그러나 넥스젠 펜티엄 은 인텔 펜티엄과는 달리 부동소수점용 회로를 채용하지 않았다. 대신 복잡 한 수학계산을 하려면 이 칩에다 수치연산보조 프로세서를 장착하면 된다.
계산업무를하는 많은 사람들이 최근 넥스젠PC를 구입하는 것은 넥스젠 펜티 엄의 이와같은 특징 때문이다.
또 지금까지도 AMD나 사이릭스는 펜티엄급의 칩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올가을쯤 출시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아직은 불확실하다. 설사 이들이 올 가을에 펜티엄급의 칩을 출시할지라도 넥스젠은 한발 앞서 차세대 686급의 칩을 내놓을 수도 있다.
넥스젠은 현재 71개의 PC 제조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넥스젠은 IBM이나 컴팩 컴퓨터사와 같은 대형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이정도 71개 업체면 중소기업인 넥스젠에게는 엄청난 고객이다.
한편 넥스젠의 이같은 호조배경에는 쓰라린 과거가 있다.
반도체회사를두루 거친 라자 회장이 지난 88년 넥스젠의 부사장으로 취임했을때 넥스젠의 최대목표는 성능이 탁월한 PC를 만드는 것이었다. 인텔칩이 장착된 PC를 누르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91년 PC가격경쟁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을 때 넥스젠은 패배를 맞봐야했다. 당시의 실패로 넥스젠은 9백만달러를 날려버렸다. 이후 라자는 넥스젠 의 회장에 취임했다. 이때부터 라자는 PC사업을 포기하고MPU의 생산에만 전념했다. 물론 상황은 어려워서 자금부족에 허덕였다.
그러나 넥스젠은 오직 인텔칩을 따라잡는 데만 전념했다. 이러한 결과로 넥 스젠은 인텔의 호환업체중에서도 가장 빨리 펜티엄급의 칩을 만들어 낸 것이다. 라자 회장은 올해안에 컴팩이나 IBM과 같은 공룡 PC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 하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라자 회장의 이러한 의지가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 수이다. 그러나 넥스젠이 인텔의 펜티엄과 같은 오류를 내지않고 성능에서 더 우수한 칩을 계속 생산하면서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을 유지한다면 이러한 장담이 말 잔치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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