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급격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삼성、현대、 LG、 대우등 4대그룹은 최근 21세기를 겨냥한 경영구조 개편 과 사업구조 조정을 마무리짓고 본격적으로 신규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
또나머지 선경、 한진、 쌍용、 기아、 한화 등 10위권 그룹들도 정보통신 등 유망산업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상위그룹 따라잡기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포항제철 등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도 가세해 재계의 경쟁은 날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재계는 앞으로 수년동안 그룹들 사이에 불꽃튀는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재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일부 점쳐지고 있다. 최근 포스코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01년 한국재벌그룹의 판도변화 예측"이 란 보고서는 향후 바뀌어질 재계의 판도변화를 그리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올해 63조원의 매출을 기록해 59조원인 현대 를 제치고 재계의 선두로 나설 전망이다. 삼성은 내년에도 약 77조원의 매출 로 71조원의 현대를 계속 앞서 2001년에는 2백2조원의 매출로 1백81조원의 현대와 20조원 이상의 격차를 벌려놓을 것으로 예측됐다.
또 대우그룹은 올해와 내년 3위 자리를 놓고 LG그룹과 엎치락 뒤치락하는 경쟁을 벌이다가 오는 2천1년께 3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전망됐다. 또 재계 5위인 선경그룹이 쌍용 등 다른 후발 그룹에 밀려나는 등 재계의 부침이 극심 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밖에 10위권을 형성한 기아、 한진、 롯데、 한화 가운데 98년 이후 한화 그룹이 앞서나갈 것으로 이 보고서는 예상했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의 이러한 전망은 최근 4년동안의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과 업종별 평균매출액 성장률、 업종별 예상증가율 등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따라서신규사업의 성패、 정부정책 등 수많은 변수를 고려하면 이같은 전망 이 그대로 맞아떨어질 것으로 확신하긴 힘들다.
지난해말 각 그룹들은 저마다 유망사업을 축으로 한 21세기경영전략을 마련하고 올해를 투자 원년으로 삼고 있다.
그룹마다 유망사업으로 꼽고 있는 분야는 *자동차 *반도체 *TFT-LCD 등 첨단전자 *조선 *유화、 정밀화학 *유통 *신소재 *항공우주산업 *유전 공학 *멀티미디어 및 영상소프트웨어 등이다.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계획은 모두 37조6천여억원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이들 사업이 대부분 대규모투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수요가 당장 있는 사업보다는 투자후 몇년뒤에나 수요가 생기는 사업이 대부분이다. 멀티미디어사업은 그 대표적인 예다.
더욱이 대부분 유망사업은 내수시장이 작은 편이어서 참여그룹 모두에게 적정한 이윤을 보장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망사업 가운데 해외수출의 비중이 크고 기술경쟁력도 확보한 반도체 등 일부 사업을 뺀 대부분의 사업은 작은 내수시장을 놓고 그룹간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그룹의 신규사업 참여의 골자는 계열사간 공동출자 등을 통한 그룹역량의 집중이다.
따라서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이들 신규사업에서의 성패는 곧바로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의 대재벌 정책도 또다른 변수다. 정부는 재벌그룹에 대해 소유 분산 및전문경영인체제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재벌그룹은 최근 계열사 정리와 대주주 지분축소 등을 담은 경영구조 개편을 단행해 정부정책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스스로의 필요성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일단 정부에 대한 눈치보기의 성격을 짙게 풍기고 있다. 전경련 회장으로 재계를 대표하는 최종현 선경그룹회장이 최근 이같은 정부 정책에 반한 발언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재계의 경영 구조 개편의 배경을 한 눈에 보여준다.
어쨌든 4대그룹에 이어 선경그룹도 오는 3월 중으로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고 쌍용、 한화、 롯데 등 다른 그룹들도 이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서둘러 진행되는 대그룹들의 경영구조 개편은 최근 본격화되는 신규 사업의 전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사업에 대한 진출은 이르면 이를수록 기회선점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산업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물론 치밀한 기획은 성공의 전제로 여겨지고있다. 따라서 최근 앞다퉈 이뤄지고 있는 그룹 구조개편에 재빨리 적응하는 그룹이 21세기까지 불과 5년 남짓 남은 기간동안의 재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재벌이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을 갖고 있는지 여부가 재계에 불어닥칠 판도변화에 가장 큰 변수로 여겨지고 있다.
<신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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