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매킨토시 신화주역 스티브잡스의 야망 (40)

잡스는 처음에 모든 사람들은 그의 요구를 모두 받아 들여야 한다는 자세를 취했다. 그는 회사 근처건물에 입주한 임대자들을 내보내려 했지만 실패했다. 가령 지올로지컬 서베이사와 같이 넥스트사보다 오래 전부터 그곳에 터전을 잡은 업체가 넥스트의 요구를 순순히 들어줄 리 없었다. 그 회사가 말을 듣지 않자 잡스는 워싱턴에 있는 앨런 크랜스턴 상원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캘리포니아에서 자기 뜻이 이루어지도록 힘써 달라고 부탁했다. 크랜스턴은 잡 스의 요구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그 회사는 이전하지 않아도 되었다.

잡스는다른 곳을 알아 봐야 했기 때문에 결국 샌프란시스코만 건너편에 있는 프리몬트를 공장 부지로 정했다. 잡스와 수잔 반즈는 그들이 애플에 있을때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에 넥스트는 꼭 성공할 수 있다는 농담을 사석에서 자주 했었다. 그러나 잡스는 몇년전 완전 자동화된 매킨토시 공장 설립 당시저질렀던 실수를 넥스트 공장 설립 과정에서도 똑같이 범했다.

잡스는 마음 내키는대로 기계를 구입해서 설치했다. 가격보다 기계의 색이 더 중요시 되었다. 매킨토시 공장 설립과정에서 그렇게 했듯이 모든 기계와 로봇의 색깔이 서로 조화되도록 다시 칠해야 했다. 더구나 그는 비용이 얼마 들든지 조립 라인의 방향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도록 모든 기계와 로봇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통 조립 라인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도록 되어 있다. 그는 앞으로 공장을 견학하러 오는 고객들이 발코니를 따라 걸어가면서 컴퓨터 보드 제조 공정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조립 라인의 방향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공장시설은 잡스가 계획한 대로 한번도 마케팅 도구로 사용되지 않았다. 공장은 일부 초청인사를 제외하고는 아무에게도 공개되지 않았다.

공장 내부에는 밝은 조명이 설치되었고 아트 갤러리에서나 볼 수 있는 하얀 색 벽면에다 특수 타일로 마루를 깔았다. 로비에 유리 벽을 세웠고 잡스의 지시에 따라 여러 번 이리저리 옮겨 가며 설치했다. 세련된 모양의 계단을 만들고 로비에는 2만달러나 되는 검은 가죽소파를 갖다 놓았다. 또 화장실은 최고급으로 디자인하고 세련된 비품만 사용해 "건축 다이제스트지"의 표지사진에 실릴 정도로 넥스트 공장의 디자인은 완벽했다.

코트를 걸어둘 만한 곳만 제외하고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추었다. 실내장식 디자이너는 실내가 어수선해 보일까봐 옷장이나 옷걸이를 만들지 않았다. 그래서 직원들은 뾰죽하게 튀어 나온 곳을 찾아서 코트를 걸어야 했다.

잘정돈되고 근사한 넥스트사내부는 다른 공장의 모범이 되기에 충분했다. 20 세기 후반의 근로자들은 이제 더이상 어두컴한 19세기식 공장에서 일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잡스가 디자인한 공장은 사무직과 생산직 근로자들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환경을 조성했다. 프리몬트공장에서 일하는 넥스트 근로자 들은 팔로 알토의 애플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똑같이 호화로운 환경 에서 일했다. 그러나 프리몬트 공장에는 두가지가 빠져 있었다. 즉 합리적인 재정운영과 인간성이 흐르는 근무환경이 결여된 것이다.

잡스는 매킨토시 공장에서 모든 것을 마음대로 관리한데 대해 문책을 받아본적이 없기 때문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것을 몰랐다. 그당시 애플Ⅱ 의 매출이 상당히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 잡스의 실책이 얼마만큼의 손실을 가져왔는지 아무도 몰랐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매킨토시 공장운영 모델을 넥스트 공장에서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엉성한 구석이 많았다. 새로운 것을 추구해 보겠다는 열의에 찬 잡스는 넥스트 공장에서 교육에 적합한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하겠다는 원래의 설립취지보다 미국에 있는 다른 업체와는 형태가 다른 공장을 만들었다는데 더 큰 자긍심을 가졌다. 미국에 서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에 가보면 대체로 근로자의 수도 만을뿐 아니라임금수준도 낮았고 대부분 여성이거나 소수민족 출신들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고도의 자동화시설을 갖춘 넥스트 공장에서는 거의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고 그나마 일하는 사람들은 고학력 백인근로자로 임금수준도 상당히 높았다. 컴퓨터 제조공정에 지나칠 정도로 깊은 관심을 가졌고 바로 곁에 똑똑한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을 거느리려고 했던 그의 개인적인 성향때문에 그는 사업 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 그는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를 어떻게 하면 소량이라도 비용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기보다 고학력자들 의 수를 세기를 좋아했다. 다른 회사의 경우 전체공장근로자의 70%가 중.고 등학교 출신인 실정인데 넥스트는 생산직 근로자 70%가 박사 학위를 가졌다고 자랑한 바 있다. 이런 최고급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넥스트는 거의모든 것을 제공해주는 첨단 시설을 구비해야 했고 엔지니어들이 즐길 수 있는 윈드터널을 자체 내에 구비해야 했다고 잡스는 말하고 있다. 이런 일은 상식에도 어긋났고 사업적인 측면에서 타당하지 못한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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