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연출치중 박물관 손상 방치"

박물관 조명의 밝기는 어느 정도가 돼야 관람하기 편리하고 전시물을 손상없이 장기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가.

박물관에전시된 각종 전시물에 따른 최적 조도기준을 국내 처음으로 제시한 논문이 발표돼 학계및 관련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체육부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추진국 전기사무관 김홍범씨는 최근 고려대 학교 대학원 석사 논문을 통해 "현재 국내 대부분 박물관의 전시공간 조명설비는 단순히 밝기및 실내분위기 연출만을 목적으로 설계돼 있어 조명에 의한 전시물의 손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연출조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시물에 대한 국부조명은 회화.섬 유류등 광화학적 자극에 취약한 유물의 변질 내지 손상은 더욱 심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박물관 전시물에 대한 조도기준은 유물의 보존적인 측면보다는 명 시성이나 조명환경의 쾌적성만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기준이라 할 수 있는 KS기준도 보존측면보다는 전시물의 연출성을 강조 , 회화류는 무려 3백럭스(Lu.), 목기류는 7백50럭스등으로 설정되어 있다는것. 여기에다 유물 보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총에너지량에 대한 기준도 없어 귀중한 유물에 손상을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전시물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전시조명의 효과를 이룰 수 있는 조도기준의 설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사무관은이에따라 새로운 조도기준으로 박물관의 조도와 조명에서 조사되는 시간의 곱인 총 에너지량(Lu.-Hour)을 제시했다.

우선섬유 회화 염색류등 방사광에너지에 약한 전시물은 50럭스 정도의 밝기 에 연간 12만 Lu.-Hour이하여야 하며, 칠기목기류 가죽피혁 목기류등은 2백 럭스에 연간 48만Lu.-Hour 이하, 옥석 금속 토기제품등 비교적 빛과 열에 강한 전시물은 3백럭스가 적정하다는 것이다.

그는 "박물관 전시를 담당하다 보니 조상이 물려준 귀중한 유물이 무관심과 무지로 인해 망가지는 것이 안타까워 박물관 전시물에 대한 조도기준을 체계 적으로 정리코자 했다"고 밝히면서 "국내 박물관도 하루빨리 외국 유명 박물 관처럼 컴퓨터제어기법을 활용, 조도.습도.온도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처럼 명확한 조도기준및 총에너지량을 산출해 박물관을 운영함 으로써 한번 훼손되면 다시 원형을 회복할 수 없는 조상이 물려준 유물을 영구 보존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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