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부품 업체인 오필름(O-film)은 지난해 지문인식모듈 시장 점유율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를 대상으로 사용자 지문을 인식하는 모듈 공급이 급증해 달성한 성과다. 2015년 3조원대에 이르던 회사 전체 매출은 지문인식모듈 사업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4조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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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름이 만드는 스마트폰용 지문인식모듈(출처: 오필름)

중국 스마트폰 부품 업체들의 성장세가 매섭다. 화웨이·오포·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성장궤도에 오르더니 기술 경쟁력까지 더해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 중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필름이 세계 지문인식모듈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는 중국 써니옵티컬이 급부상 중이다.

이 회사 역시 화웨이·오포·비보 등 중국 메이저 스마트폰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 글로벌 카메라 모듈 제조사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리서치와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써니옵티컬의 시장 점유율은 2015년 기준 8%로, LG이노텍·샤프·삼성전기 뒤를 이었다. 여기에 올 상반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 주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써니옵티컬은 작년 동기 대비 70% 증가한 매출 100억위안(약 1조7000억원), 순이익은 무려 149% 성장한 12억위안(약 2044억원)을 달성했다.

랴오닝 예 써니옵티컬 회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업 전망은 낙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문인식 칩 업체인 구딕스도 괄목성장 중이다. 스마트폰 지문인식에는 크게 칩(IC), 알고리즘어, 모듈이 필요한데, 구딕스는 이 중 IC를 만드는 반도체 회사다.

구딕스는 스마트폰 지문인식 탑재가 늘면서 회사도 성장해 2015년 1896억원이던 매출이 2016년 4682억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654억원에서 131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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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옵티컬의 듀얼 카메라(출처: 써니옵티컬 홈페이지)

이들 중국 부품 기업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를 고객사로 두다보니 중국 부품 기업 성장은 우리나라 기업과 경쟁 심화를 의미하고, 이들의 경쟁력 강화는 곧 국내 기업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지문인식모듈 시장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오필름의 선전으로 국내 지문인식모듈 업체인 크루셜텍의 대중국 매출이 줄고 있다. 2015년 47%에 달하던 중국 매출 비중이 올 1분기에는 12.3%로 크게 낮아졌다. 써니옵티컬은 LG이노텍, 삼성전기를 위협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갖춘 데다 듀얼 카메라와 같은 첨단 기술까지 확보해 경쟁 심화를 야기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부품은 자국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해외로 발을 넓히는 추세다. 샤오미, 레노버,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를 중심으로 센서를 공급하던 구딕스는 올해 들어 LG전자에 지문인식센서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LG '스타일러스3'와 'K10'에 구딕스 센서가 탑재됐다. 국내 부품 업계는 이제 중국 내 시장뿐 아니라 중국 밖 해외 시장을 두고서도 맞붙게 됐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