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장을 건설해 주는 '디스플레이 플랜트' 사업을 추진한다. LG전자 산하 소재·생산기술원(PRI)이 최근 인도 정부와 기업에 LCD 생산 라인 설계 및 장비 설치를 '턴키(일괄계약)' 방식으로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디스플레이 공장 전체를 세워 제공하는 플랜트 사업은 LG가 처음 시도하는 신생 사업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PRI는 베단타그룹이 보유한 트윈스타디스플레이와 함께 인도 중서부 지역 나그푸르에 8세대 LCD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LG전자 소속인 PRI는 초기에 생산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이었지만 지난해부터 자체 브랜드로 장비를 직접 양산, 시장에 공급해 왔다.

PRI가 제안한 것은 LCD 패널 공장을 대신 지어 주는 것이 골자다. 인도 현지 사정에 맞게 LCD 생산 라인을 설계하고, 그룹 내 계열사들이 보유한 협력사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당 라인에 장비를 일괄 공급하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LCD 패널 생산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넘어 새로운 디스플레이 플랜트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목표다.

전체 생산 라인을 설계하고 각 공정에 필요한 여러 장비를 턴키 방식으로 제공하는 건 디스플레이 업계 첫 시도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LG PRI가 지난해 중순부터 인도에 LCD 설계를 위한 컨설팅을 제공, 적극 대응하고 있다”면서 “장비 협력사에도 인도에 함께 진출할 수 있는지 여부를 다수 장비 기업에 문의했다”고 전했다.

베단타그룹은 인도 정부와 손잡고 LCD 생산에 필요한 기술과 투자 규모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트윈스타디스플레이와 현지 정부 간 합작법인 설립 가능성도 제기된다.

LG는 인도에서 성과를 거두면 장기로 LCD는 물론 새로운 부품, 완제품 생산 공장을 턴키 방식으로 공급할 가능성도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LG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PRI가 현재 인도에서 LCD 생산 공장 설립 관련 컨설팅을 수행하면서 관련 협력사에 협조를 요청했다”면서 “정식 사업화가 결정되려면 몇 달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주요 인력이 PRI와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