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약 2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대규모 유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11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외환부문의 구조변화' 자료를 통해 금융위기 이후(2009~2017년) 유입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1772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으로 894억달러, 채권시장으로 878억달러가 유입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대외금융부채 중 외국인의 국내증권 투자비중은 2008년말 42%에서 지난해 말 64%로 올라갔다.

대외금융자산 추이도 변화했다.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대외 순채권국으로 전환했다.

지난해말 기준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은 1조4537억달러로 대외금융부채인 1조2054억달러보다 커졌다. 빌린 돈보다 받아야 할 자금이 많은 국가로 전환했다. 이는 자산운용·보험사 등 금융회사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이 2008년말 540억달러에서 지난해말 2천414억달러로 4배 이상으로 증가한 영향이 크다.

외화조달이나 운용구조도 크게 변화했다. 국내은행의 외화예수금은 2008년말 404억달러에서 지난해말 1257억달러로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외화예수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9%에서 41%로 올라갔다.

국내은행의 단기외화차입은 2008년말 719억달러에서 지난해말 302억달러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외은지점의 단기 해외본점 차입금 역시 2008년말 411억달러에서 지난해말 166억달러로 대폭 감소했다.

임채율 금감원 외환감독국장은 “2014년 대외순채권국 전환 등 금융위기 이후 대외 건전성은 대폭 개선됐다”면서 “다만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 확대는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시 유출 위험이 커진다는 의미이므로 관련한 위험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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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