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협회, “BMW, 2016년 8월 이전부터 차량화재 위험 인지했다”

BMW 본사가 2016년 8월 이전부터 리콜대상 일부차량 중에 화재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정비자료까지 배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효준 BMW코리아그룹 회장이 지난달 국회공청회에서 '2016년 11월 원인분석 활동을 시작했다'고 했던 말과는 일치하는 대목이다.

11일 한국소비자협회 소송업무를 담당하는 법무법인 해온이 입수한 'BMW 디젤엔진 인테이크 메니폴드 데미지 기술(정비)자료'에 따르면 'N57T'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4종 차량과 'N47T'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4종 차량에서 바이패스가 고착 및 지속적으로 작동하고 밸브가 열린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본지 2018년 8월 6일자 2면, 8월 7일자 2면 참조>

소비자협회는 지난달 리콜차량 도로주행 시험결과 바이패스 밸브가 지속적으로 작동해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한바 있다.

법무법인 해온이 입수한 BMW 디젤엔진 인테이크 메니폴드 데미지 기술(정비)자료.

이 기술 자료에 따르면 흡기기관 내에 그을음이 퇴적되고,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고착 혹은 오작동, 매연저감장치(DPF) 성능 저하 등도 발생한다고 기재돼 있다.

이 자료는 BMW 북미 측이 2016년 8월에 BMW코리아 측에 보낸 기술서비스 교본으로, 디젤엔진 흡기 메니폴더의 손상에 대한 대처방법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해당 자료는 이 시기에 BMW 코리아 산하 각 서비스센터와 정비업체에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지난 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BMW 차량 화재 관련 공청회에 출석해 '2016년 11월 BMW 독일 본사에서 흡기다기관에 천공이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원인 분석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기술 자료에 따르면 BMW 북미 측은 8종 차량에서 인테이크 흡기기관에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2016년 8월 이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효준 회장이 국회 공청회에서 밝힌 처음 알게 된 시기와 상충한다는 게 협회측 주장이다.

문제 차종은 N57T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F10(535d 세단, 535 xDrive), F15(X5 xDrive), FO2(740Ld xDrive) 차량 4종과 N47T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F25(X3 xDrive28d), F30(328d 세단, 328d xDrive 세단), F31(328d Drive 스포츠웨건) 4종 등 모두 8종이다.

해당 8종 차량 중 N57T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535d', 'X5 xDrive', '740Ld xDrive' 등 3종은 이번에 화재위험 리콜대상 42종 명단에 포함된 차량이다.

또 N47T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328 시리즈는 국내에 수입은 되지 않았지만 이번에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 520d·320d(2016년 이후 생산) 등과 같은 엔진을 사용하고 동일한 EGR 부품을 사용한다.

법무법인 해온이 입수한 BMW 디젤엔진 인테이크 메니폴드 데미지 기술(정비)자료.

기술자료가 국내에 전달된 시기가 2016년 6월인 것을 감안하면 BMW측은 훨씬 이전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음을 인지하고 대처방법을 연구한 뒤 이 시기에 교본을 만들어 공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본승 법무법인 해온 대표변호사는 “입수한 기술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BMW 측은 2016년 8월 이전에 이미 바이패스 오작동을 비롯해 흡기플랩(흡기관에서 엔진으로 공기를 넣어주는 밸브), EGR, DPF 등에 복합적 문제를 인기하고 단계별 대응안을 마련했다”며 “이 같은 정비매뉴얼을 받은 BMW코리아측에서도 2016년 8월 이미 모든 내용을 인지하고 비공식적으로 수리를 해 준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BMW가 화재원인으로 지목한 EGR 부품 중 쿨러는 한국이 제조사로, 이는 한국 제조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