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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 내 MS 로고. 박종진기자 truth@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교육용 소프트웨어(SW) 총판을 2년 만에 단일 체제로 전환한다. 단독 총판 체계로 경쟁이 없어 오피스 등 SW 공급 가격 인상이 우려된다. SW 업계에 따르면 MS는 최근 교육용 사업 총판을 2개사에서 1개사로 줄였다. 2016년부터 유지된 포비스티앤씨와 에스씨케이(옛 에스비씨케이)에서 변화를 꾀한 것이다. MS 단독 체제로 전환되면서 교육계는 경쟁 부재에 따른 단가 인상을 우려했다.

기존 2개 총판이 1개로 줄면 총판과 파트너사 간 경쟁이 사라진다. SW 기업은 총판에 판매권을 위임하고, 총판은 파트너사와 유통사에 권한을 나눈다. 동일한 판매 정책을 적용 받는 총판 내 파트너사 간 경쟁은 변별력이 떨어진다. SW 유통업계 관계자는 “SW 판매를 위임받은 총판 간 경쟁이 아닌 파트너사 간 경쟁은 내부 경쟁이나 다름없다”면서 “MS와 같이 고정 수요가 있는 대형 SW 기업이 총판을 특정 1개 회사만 둔다는 것은 일관된 판매 정책을 유지·관리하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똑같은 판매 정책 아래에서 입찰 제안 가격 등 변동 폭은 제한된다. 기업과 판매 계약을 체결한 총판이 각 파트너사와 계약할 때 입찰 경쟁에서 다른 가격으로 계약하기는 쉽지 않다. 교육계는 MS오피스 등 MS SW 수요가 있어 가격이 치솟아도 별다른 대응을 할 수 없다.

단독 총판으로 '그들만의 리그'가 가격 인상을 불러들일 것이라는 우려가 생기는 이유다. 단일 총판에서 복수 총판으로 바뀐 2016년부터 교육청은 예산 절감 사례가 나타났다. 2016년 MS 교육 총판에 에쓰시케이가 추가되면서 2005~2015년 11년 동안 포비스티앤씨 단일 체제를 유지하던 때와 달리 경쟁에 의한 가격 경쟁이 생긴 것이다.

서울시 교육청이 2016년 MS오피스 경쟁 입찰로 전년 대비 예산 25억원을 절감한 사례가 대표 사례다. 복수 총판이 치열하게 경쟁한 효과다. MS 교육용 SW 입찰 시 통상 90%를 웃돌던 투찰률도 80%대로 낮아졌다.


2016년도 경상남도교육청 업무용 SW 라이선스 구매(80.795%), 2017년도 세종 사무용SW 구매(80.637%) 사업은 예산을 20% 가까이 아꼈다. 강원도, 경기도, 대전시, 인천시 등 2년 동안 85~87% 투찰률을 기록한 교육청 사업도 다수다. SW업계 관계자는 “경쟁 입찰 특성상 결국 얼마나 많은 플레이어가 입찰에 참가하는지에 투찰률이 달렸다”면서 “복수 총판에서 단수 총판으로 전제 조건이 달라지면 가격 변동 폭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