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중형 세단 '말리부' 신형 모델을 12월 국내에 출시한다. 최근 미국 시장에 먼저 공개한 9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버전이다.

말리부는 경차 스파크에 이어 쉐보레 제품군 중 두 번째로 판매량이 높은 한국지엠 주력 차종이다. 올해 남은 유일한 신차 말리부가 침체된 한국지엠 내수 판매 회복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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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말리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개발 중인 신형 말리부는 12월 출시를 목표로 국내에서 막바지 주행 테스트가 한창이다. 신차 출시를 위한 최종 품질 점검과 배출가스·연비 인증 등을 남겨뒀다.

신형 말리부는 2016년 국내 출시 이후 2년여 만에 내외관 디자인을 다듬는다. 전면 헤드램프에 LED 방식을 적용했으며, 쉐보레 최신 디자인 방향성인 듀얼포트 그릴을 장착해 세련된 인상을 자아낸다.

가장 큰 변화는 신규 파워트레인 탑재다. 기존 1.5ℓ와 2.0ℓ 가솔린 엔진 외에 새 디젤 엔진을 추가한다. 중형 세단 시장에서 디젤 모델 판매가 감소하는 가운데 우수한 연료 효율성을 앞세워 틈새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신형 말리부 디젤은 기존 크루즈, 이쿼녹스에 탑재했던 1.6ℓ 디젤 엔진을 공유한다. 독일 오펠이 개발해 내구성을 입증한 1.6ℓ 터보 디젤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2.6㎏·m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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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말리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신형 말리부 디젤은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같은 엔진을 얹은 차량의 공인 복합 연비는 크루즈 16.0㎞/ℓ, 이쿼녹스 13.3㎞/ℓ 수준이다. 신형 말리부 무게를 고려하면 복합 연비는 14~15㎞/ℓ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은 신형 말리부 출시를 기점으로 판매 회복에 박차를 가해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말리부 생산을 맡은 부평2공장은 캡티바 생산 중단과 판매 저조로 가동률이 30%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말리부는 9세대 모델 출시 첫해인 2016년 3만6658대를 판매해 월평균 3000대 이상을 달성하며 한국지엠 내수 판매를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월평균 2770여대로 다소 주춤한 뒤 올해는 철수설 여파와 동급 모델 경쟁 심화로 지난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월평균 1160여대까지 추락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철수설 여파가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말리부 판매도 줄어들었다”면서 “올 연말 상품성을 대폭 향상한 신형 말리부가 브랜드 신뢰 회복과 공장 가동률 정상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 픽업 콜로라도를 순차 투입해 세단과 함께 SUV까지 쉐보레 제품군을 전면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