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70주년 정권수립일(9·9절)인 9일 열병식을 열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빼고 생중계를 하지 않는 등 수위를 조절했다.

외신과 우리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약 두 시간 동안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

이번 열병식에는 지난 2월 건군절 열병식에서 모습을 드러냈던 '화성-14'형과 '화성-15'형 등 ICBM급 미사일은 등장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단 방북을 계기로 북미 협상 교착 타개가 모색되는 가운데 북한이 미국에 유화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에서 수위 조절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석단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 함께 열병식을 지켜봤다.

김 위원장은 따로 연설을 하지 않았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열병식 시작을 알리며 경제적 목표에 중점을 둔 연설을 했다. 북한은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최강의 전쟁 억제력'을 갖게 됐다며 “평화번영의 만년 보검을 틀어쥔 우리 조국이 경제강국으로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이제까지 확보한 핵 능력이 북미협상을 통해 향후 경제발전과 항구적 체제 안전 확보의 '밑천'이 될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