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출이 심상치 않다. 상승세를 이어 오던 수출이 9월에 처음 마이너스로 꺾일 수 있다는 소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수출이 고비일 것으로 보고 조만간 업종별 수출 대책 회의를 열기로 했다. 수출 여건 분석과 함께 무역보험 개편과 업종별 애로 사항에 대한 조치 결과 등을 논의한다. 정부는 감소세로 돌아서는 배경으로 전년도 기저 효과와 조업 일수를 꼽았다. 지난해 9월 수출액은 551억20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34.9% 증가,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9월 수출 지표는 지난해에 비하면 나빠질 수 있다. 조업 일수도 추석 연휴로 약 나흘 줄어든다. 일평균 수출액이 21억달러라고 볼 때 80억달러 이상이 줄어든다.

장황한 정부 설명에도 개운치 않다. 구조 요인 때문이다. 국내 수출 호조는 모두 반도체 때문이다. 한마디로 '반도체 착시'다. 호황 국면에 진입한 반도체가 수출을 견인하는 형국이다. 지난달에도 반도체 수출은 115억달러를 기록하며 6월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 덕분에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를 넘어섰다. 반도체 단일 품목이 수출의 5분의 1을 책임지는 불균형 구조다. 반도체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치명타로 작용한다. 반도체가 무너지면 전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불황과 호황을 오가는 사이클 산업이다. 언젠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벌써 전조가 시작됐다. 게다가 세계 경제는 이미 호황을 지나 내리막길로 꺾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하면 더욱더 설 자리가 없어진다.

수출은 꺼져 가는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다. 고용, 생산, 투자 등 모든 경제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꿋꿋하게 성장 기조를 유지해 왔다. 수출이 일시 감소했다가 다시 회복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9월 기점으로 수출이 휘청대면 경제는 나락으로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 안일하게 판단하면 정말 회복 불능 사태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 그래서 경제는 모든 국정 현안의 최우선 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