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 지난달 24일 자율주행모드로 운행하던 애플의 렉서스 SUV 차량이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했다. 이 차량은 고속도로 진입을 위해 속도를 1마일 이하로 줄이고 기다리던 중 시속 15마일 정도로 달려오던 닛산 리프 차량과 충돌했다.

2020년 레벨3 자율주행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이런 사고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역시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황현하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9일 '자율주행시대 보험제도로서 노폴트보험의 적합성 여부에 대한 고찰' 보고서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자율주행차 관련 보험은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고 때 배상 책임의 주체 및 책임 분배, 제조물책임 적용, 형사책임 등이 복잡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노폴트보험을 제시했다. 노폴트보험은 자동차사고 발생시 피해자의 지위나 가해자의 책임 여부에 관계없이 피해자가 가입한 보험회사가 피해자 인적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이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도입하고 있다.

황현하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뉴질랜드식 노폴트보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했다. 미국의 노폴트보험은 도덕적 해이, 보험료의 과도한 인상, 제소권 제한의 실효성 상실 등 문제가 있지만, 사회보험 형태인 뉴질랜드식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우리나라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이미 자동차사고에 대해 준무과실책임 법제를 도입하고, 가불금, 가지급금 등 신속한 피해자 구제를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있으므로, 미국식 노폴트보험 도입은 큰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뉴질랜드식 노폴트보험은 민간보험이 아닌 사회보험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우리나라 자동차보험과는 체계가 전혀 다르므로, 도입 여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식 노폴트보험은 자동차사고뿐 아니라 인적 손해 전반에 대해 적용되는 사회보험이다. 또 보험료도 자동차등록세 및 유류세를 재원으로 한다.


황 연구원은 “자율주행사고에 대해서 운전자 과실 중심의 기존 체계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과 자동차사고 피해 구제는 공동체 전체의 책임이라는 점을 적용한다면 사회보험 형태인 뉴질랜드식의 노폴트보험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며 “다만 민감보험이 아닌 사회보험이라는 점에서 사회합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