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ICT코리아]<11·끝>실리콘밸리의 힘 '도전정신'

실리콘밸리는 혁신과 창의력 대명사다. 많은 국가가 제2의 실리콘밸리 탄생을 꿈꾼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 쏟아지기를 바란다. 많은 국가가 예산과 노력을 쏟았지만 아직까지 실리콘밸리 같은 분위기는 나오지 못했다. 그만큼 실리콘밸리는 독특하고 특별한 지역으로 꼽힌다.

◇실리콘밸리 역사

실리콘밸리는 정부에 의해서 계획되지 않았다. 기후, 위치, 인종, 인근 대학 등 모든 면이 합쳐져서 독특한 실리콘밸리만 문화가 형성됐다. 실리콘밸리는 실질 행정구역 명칭이 아닌 별명이었다. 실리콘이 주재료인 반도체 제조사가 모여 있는 계곡지대라 해서 실리콘밸리로 불리기 시작했다. 1971년 반도체 주간 신문인 일렉트로닉 뉴스(Electronic News) 돈 홰플러(Don Hoefler) 기자가 '실리콘밸리'란 명칭을 기사에 쓴 뒤 급격하게 퍼졌다.

실리콘밸리 지역을 활성화시킨 주역은 쇼클리, 바딘, 브래튼이다. 1947년 12월 쇼클리의 연구팀 바딘과 브래튼이 최초의 트랜지스터인 '점접촉 트랜지스터'를 발명했다. 이들은 1956년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실리콘밸리에 실리콘 반도체를 들여온 쇼클리는 유리 소재 진공관에서 실리콘 소재 트랜지스터 시대로 끌어올렸다. 다시 한 번 반도체 집적회로 IC, 칩 시대로 발전시켰다. 실리콘밸리 모습이 갖춰졌다. 반도체 산업으로 컴퓨터 산업이 발전하고 그 위에 첨단 기술 산업이 성장했다.

실리콘밸리에 지속적인 생명력을 불어넣을 스탠퍼드 대학이 1891년 설립됐다. 스탠퍼드대에서 1세대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인 휴렛 패커드, 구글, 야후 등 굵직한 기업이 탄생했다.

◇이민자의 실리콘밸리

이민자는 실리콘밸리 기술혁신에 크게 기여했다. 세계 각국 기술자를 받아들인 흡입력은 실리콘밸리 자생력 밑거름이 됐다. 메리 미커에 따르면 미국 IT 기업 설립자 절반 이상은 이민 1세대 혹은 2세대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시리아 출신 이민자 아들이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2세대 쿠바 이민자이며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는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왈도 세브린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역시 브라질 출신 이민자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후 반 이민자 정책을 펴고 있어 실리콘밸리 기업이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불법 체류 청년 추방을 유예하는 '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했다. DACA는 2012년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아이들이라는 의미를 담아 불법체류 청년을 '드리머(Dreamers)'라고 불렀다. DACA 제도에 따라 일시 취업 허가를 받아 학교나 직장을 다니는 드리머는 80만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것도 없는 캘리포니아…무모한 도전정신 토대 만들어

20세기 중반까지도 서부에서 대학을 마치면 대다수 직업을 갖기 위해 미국 동부로 떠났다. 동부는 대기업 중심의 문화가 자리잡고 있었으며 많은 일자리가 있었다. 반면에 서부에는 변변한 일자리가 없었다. 스탠퍼드대 초대 총장직을 제안 받은 동부 명문대 교수 상당수가 거절했다. 쇼클리가 스탠퍼드대 남쪽 마운틴 뷰에 실리콘 반도체 기업을 세우면서 상황은 바뀐다. 반도체 기업이 계속 들어서고 스탠퍼드대 인재가 유입되면서 크게 성장한다.

실리콘밸리 경제는 혁신산업과 함께 호황을 맞고 있다. 2015년 기준 GDP는 6000억달러 수준이며 1인당 소득은 7만9108달러로 미국 내에서 가장 높다. 평균 명목 임금도 약 12만달러 수준으로 캘리포니아 평균 6만1698달러 두 배 수준에 달한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