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과 5당 대표가 5일 오찬 회동에서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 정책, 민생경제 입법, 판문점 선언 비준 등을 논의했다. 앞으로 월 1회 회동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신임 당 대표와의 상견례를 겸한 자리였던 만큼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당별로 시급현안은 달랐다. 문 의장과 5당 대표가 '동상이몽' 속 여야 대치 정국을 어떻게 풀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자유한국당 김병준(비상대책위원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가졌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평화당이 새 지도부를 선출한 이후 5당 대표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문 의장은 “국회의장-당대표 모임을 정례화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 “여기 계신 분들과 시대적 소명을 같이 할 수 있으면 대한민국이 크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의장과 5당 대표는 매월 첫째 주 월요일에 국회의장-5당대표 오찬회동을 정례화 하기로 했다. 모임 이름을 '초월회'로 정했다. 초월회는 정파 등 모든 것을 초월해서 논의하고 협력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참석자는 모두발언에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과 개헌, 선거제도 개편, 민생개혁입법 협조 등을 논의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협치'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는데 의미를 뒀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 계류 중인 민생 법안이 아주 많다. 내년도 예산안도 곧 국회에 제출되면 심의해야 한다”면서 “심의에 앞서 5당 대표가 모여서 협치를 잘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현안이 대단히 많고 급속히 논의가 진행되다 보니 서로 현안에 대해 이견이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자리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서로 노력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양당 대표가 '협치'와 '소통'을 강조했지만, 원내에서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강대강' 대치가 지속됐다. 당장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 말미에 문 의장을 '블루하우스(청와대) 스피커'라고 비난하며 여야 간 신경전에 불을 지폈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존재감 부각, 국회의 역할 강화를 위한 개헌과 선거제 개편에 목소리를 높였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현 정부가)청와대 정부라는 말을 듣는데, 한 곳으로 집중해선 나라가 돌아갈 수 없고 정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개헌 및 선거법 개정으로 국회를 통한 국정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국민이 자신이 뽑은 국회의원을 '패싱'하고 청와대 청원 게시판으로 달려가고 있다”며 “이러한 불신은 선거제 개혁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은 대북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한구당과 바른미래당이 반대하는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은 물론, 이전 남북정상의 선언도 비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판문점선언뿐 아니라 7·4 남북공동성명,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6·15 남북공동선언, 10·4 남북공동선언 등까지 묶어서 비준동의하자”고 제안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