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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닥칠 금융위기는 컴퓨터 주식 자동매매로 촉발될 것이며 거대한 유동성 위기에 사회불안까지 초래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5일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수석 금융시장분석가인 마코 콜라노비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10년을 맞이해 발표한 보고서에 이 같은 전망을 담았다.

콜라노비치는 미국 증시에서 사상 최장기간 이어지는 강세장이 일단 끝나면 위기가 불거질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가 잠재적 위험으로 주목한 것은 최근 10년간 주식시장에 정착한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매매, 사람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거래였다.

콜라노비치는 미국 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가던 시기에 자동매매로 발생한 '발작성 주가폭락' 특색을 거론하면서 그 상황이 약세장에서 불거지면 불길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5년 2월과 8월에 관측된 주가폭락을 예로 들어 “시장 변동성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자산가치가 매우 신속하고 가파르게 하락했다”면서 “이런 현상이 경기후퇴 때 불거질 경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증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콜라노비치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급격한 매도가 호경기 사이클의 끝에서 발생하거나, 아니면 그런 매도가 아예 호경기 사이클의 종식을 불러일으킬 경우에는 훨씬 더 심각한 조정이 이뤄지고 시장 변동성이 훨씬 더 심하게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콜라노비치는 단기이익을 목적으로 국제시장에 투자되는 헤지펀드는 약세가 관측될 때 즉각 자동으로 매도에 나서도록 전략적으로 프로그램돼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지표에 맞춰 투자하도록 설계된 인덱스펀드, 수학모델을 토대로 움직이는 퀀트펀드가 전 세계에서 운용되는 자산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펀드의 90%도 헤지펀드와 유사한 전략으로 자동매매된다.

콜라노비치는 “기본적으로 거대한 투자자 집단이 순전히 기계만 쓴다”며 “그들은 근본적 상황 전개가 꼭 아니더라도 변동성지수(VIX), 채권-주식 상관관계, 단순한 가격 움직임 따위의 특정 신호에 반응해 매도에 나선다”고 말했다.

CNBC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의 전자매매 담당자들이 사정이 좋지 않으면 시장에서 철수해 유동성을 떨어뜨리고 주가하락을 계속 부채질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콜라노비치는 주식시장의 이 같은 완전붕괴 탓에 새로운 경제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며 '대규모 유동성 위기'라는 이름을 붙였다.

콜라노비치는 “갑자기 미국 연금펀드가 하나도 빠짐없이 심한 자금부족을 겪고 개인 투자자도 공황에 빠져 매도에 나서며 가계는 소비를 중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40% 이상 하락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불황을 막기 위해 개입할 것이며 이는 주식 직접 매입처럼 새로운 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콜라노비치는 이론물리학 박사학위 소지자로서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주식시장 행동 방식을 설명하고 예측해 명성을 얻은 분석가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