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자가망 확대 논란 '힘겨루기'로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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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통신사가 자가전기통신설비(자가망) 활용 확대를 놓고 1년 가까이 논의했지만, 기초 자료가 절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리적 토론이 아니라 힘겨루기 양상으로 변질돼 논의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유무선 통신 4사, 지방자치단체가 '자가망 제도개선 연구반' 회의를 12차례 진행했지만, 논의가 공전하고 있다.

자가망 제도개선은 국민안전과 연관된 예외를 제외하고 통신사업 면허가 없는 공공·사설기관의 통신 서비스 제공을 금지한 전기통신사업법 조항을 개선할지 여부가 핵심이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1년간 논의에도 제도개선 기초 경제성 분석 자료인 자가망 구축현황, 운영비용, 상용망과 비교 등 데이터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와 지자체가 자가망 전면 허용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고수하면서 경제성 분석 등 절차에 나서지 않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토부와 지자체는 자가망 활용 제한이 해소되면 혁신 공공서비스가 잇따를 것이라며, 자가망 운영비용이 상용망의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해 비용 효율성도 월등하다고 주장했다. 자가망 규제 역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 재난, 안전, 보건, 복지, 교육 등 19대 공공 분야에 대해 우선 허용하고 문제점을 사후에 찾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112를 지자체가 보유한 CCTV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화재 진압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어떤 융합 혁신 서비스가 등장할지 모르기 때문에 네거티브 방식으로 공공서비스에 한해 자가망 이용 제한을 해소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통신사와 관련 전문가 등 자가망 확대 반대 측은 국토부가 '문제인식-조사·연구-해결방안 도출'이라는 제도개선 기본틀과 합리적 토론을 고려하지 않은채 밀어붙이기식 파워게임으로 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합의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자가망 전면 금지만을 주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어떤 계획과 용도를 위해 필요한지, 지자체가 어느정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데이터 만이라도 제시한다면 협상에 나설 용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1년여간 논의에서 접점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논의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과기정통부 역시 신중한 입장이다. 규제개혁 과제로서 자가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사회적 합의와 과학적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고위관계자는 “정책 수요자 쪽에서 먼저 필요성을 입증하고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이 기본”이라면서 “합리적 분석과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제도 개선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지자체는 자가망 활용분야를 △행정 △교통 △보건·의료·복지 △환경·에너지·수자원 △방범·방재 △시설물 관리 △교육 △문화·관광·스포츠 △물류 △근로·고용 △주거 등 19대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존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교통 △환경 △방범 △방재 4대 분야에만 자가망 연계를 허용한다.


[표]자가망 논란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