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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 기간망에 진입하려는 화웨이 의지가 예사롭지 않다. 기술 노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중소 업체 영역도 넘보고 있다.

화웨이는 KT 기간망에 적용할 '패킷전달망전송장비(PTN)' 구축 사업에 잇따라 입찰했다.

KT가 이기종간호환성(IOP·Interoperability) 확보를 사전 규격으로 제시한 사업이다. IOP는 이미 구축된 중소용량 통신장비와 상호 호환이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통신장비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공유가 불가피하다.

시스코·노키아 등 외산업체는 IOP 요구에 참여를 포기했다. 기술이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을 경계한 결과다.

화웨이는 IOP 요구를 맞출 수 있다며 참여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다. 한국화웨이 관계자는 “API 공유와 기술 규격 공개 등 이통사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할 의사가 있다”면서 “현지 고객에 필요한 최적의 통신장비와 기술을 제공한다는 게 화웨이 철학”이라고 밝혔다.

기술 노출도 개의치 않는 화웨이 공세에 국내 중소업체는 우려하고 있다. IOP 자체가 국내 업체를 배려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표면상 이기종 장비 호환성 확보를 통한 안정적 망 운영이 목적이지만, 국산 장비를 도입하려는 의도라는 게 중론이다.

KT IOP 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건 대부분 국내 업체다. 국내 업체 관계자는 “KT IOP 정책은 일종의 국산 장비업체와 상생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국내 업체에 '할당'하다시피한 시장에 화웨이가 진입을 시도, 국내 업체와 KT는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KT 관계자는 “IOP 자체는 국내 업에만 우선 적용하고 있다”면서 “외산 업체에 대해 강제 적용 혹은 특정 업체 배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내 업체 관계자는 “고객 요구에 모두 대응한다는 화웨이 경쟁력이 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