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제조사 암페렉스테크놀로지(ATL)가 구글이 보유하고 있던 모토로라 배터리 관련 특허를 전량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미국 특허청(USPTO)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 2016년 매각 방침을 밝힌 138개 배터리 관련 특허의 양수인이 올해 6월 ATL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모토로라 인수 이후 구글이 보유하고 있던 특허다. 구글은 2014년 모토로라를 중국 레노버에 재매각했지만 관련 특허는 계속 보유했다. 2년 후인 2016년 대리인을 통해 특허권 매각을 추진해왔다.

ATL이 인수한 특허는 △충전 △화학 △배터리 패키징 △제조 △하드웨어 △하이브리드 배터리 등 6개 카테고리에 걸쳐 구글이 매각 추진한 미국 등록 특허 138건 전부다. 이 중에는 △배터리 충전 방법과 장치 △고충전 고체 폴리머 전해질 △보조 접촉부를 갖는 접촉방법 △겔 전해질 결합 충전식 전기 화학 전지 및 그 제조 방법 △하이브리드 에너지 저장 시스템 5개 핵심 특허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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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모토로라로부터 인수한 배터리 기술 관련 특허를 지난 6월 중국 ATL에 매각했다. (자료=Google Patent, USPTO)

구글이 매각 추진할 당시 특허 판매 가격 범위는 잠재 구매자에게만 공개했기 때문에 ATL이 이를 얼마에 인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모두 미국 등록 특허로 이와 함께 매각을 추진하던 69건의 해외 특허 역시 ATL이 인수했는지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다.

애플 아이폰 배터리 공급사로 유명한 ATL은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2005년 일본 전자부품 업체 TDK에 인수됐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을 분사한 컨템포러리암페렉스테크놀로지(CATL)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번 특허권 인수는 배터리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중국 제조사 약점으로 지적돼온 원천기술 특허 역량을 보완하는 동시에 해외 경쟁사와 특허전에서 우위를 갖추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현재 ATL은 LG화학과 미국에서 특허 소송 중이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ATL이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Safety Reinforced Separator)과 관련한 미국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미시간주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영국 특허매체 아이에이엠(IAM)은 “구글과 특허 거래는 ATL이 LG화학과 합의를 이루기 보다 반격 방법을 찾는데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ATL이 특허권 거래 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선 것으로 세계 최대 IT기업인 구글과 관계를 맺게 됐다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