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창업가 대부분은 아이디어 구상, 제품화, 고객 및 시장 분석 등에는 상당한 시간과 심혈을 기울인다. 하지만 자신의 기술 내지 아이디어를 어떠한 비즈니스 모델로 구현할지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은 동일한 제품이라도 경쟁사보다 고객에게 보다 쉽게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거나 혹은 고객에게 후속 구매를 쉽게 유도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보다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거나 아니면 같은 물건을 판매하더라도 더 높은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 상호 비교가 용이한 가격 지불 및 책정 방법을 예로 들어 보자. 일반적으로 제품 생산 비용에 자신이 받고자 하는 적정 이윤을 더한 금액을 가격으로 책정하는 원가 기준(Cost Plus) 방식을 많이 쓴다. 스트리밍 방식으로 음원을 제공하는 회사가 있다면 고객에게 음원 하나를 제공할 때마다 비용에 이윤을 얻어 가격을 부과할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회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회사 운영비를 확보할 수 있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음원을 한 번 들을 때마다 몇 원 수준 소액을 지불할 수 있다. 하지만 '음원을 한번 들을 때마다 돈을 지불하고 있구나'라는 생각 때문에 해당 서비스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이에 비해 일정 기간 동안 마음대로 이용하도록 하고 사용료(Leasing Model)를 부과하는 방식이 있다. 음원 서비스는 월이용료, 연간이용료를 부과하고 해당 기간 동안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연간 또는 다기간 계약 방식으로 고객 이탈을 방지할 수는 있지만 해당 기간 동안 유발될 고객 사용량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초기에 유의미한 수준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지만 음원 이외 방식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먼저 소모품(Consumables)을 통해 수익을 확보다. 음원 이용은 무료 내지 초저가로 제공하는 대신 음원을 이용하는 데 필요한 소모품을 판매해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경우 자사 음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사가 제공하는 플레이어 내지 이어폰을 사용하도록 해 해당 소모품 판매로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초기에 구매 여부를 주저하는 고객이 많을 때 초기 진입 비용을 크게 줄임으로써 이용을 독려할 수 있다.

직접적으로는 고객에게 어떠한 비용도 청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바로 광고(Advertising)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신규 앨범 내지 신곡을 홍보하고 싶은 가수 내지 소속사로부터 음원 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광고를 수주하고, 고객에게는 음원 사용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신생기업은 아직 특정 공간에 고객을 유의미한 수준으로 모으지 못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광고 수익만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이 외에도 다양한 형태 비즈니스 모델이 있으며, 위에서 언급한 방식 중 두세 가지를 함께 활용하는 사례도 많다.

이상에서 나열한 사례를 통해 동일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어떠한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지금 기술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는 창업가가 있다면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옛 속담을 되뇌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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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KDI 전문연구원 aijen@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