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징수규정 승인제의 문제점과 대안

올해 8월부터 커피숍, 주점, 헬스장 등에서 나오는 음악에 대한 공연권 사용료가 징수된다. 음악저작권자 기쁨도 잠시 매장당 월 2000원이라는 사용료 규정이 통과되면서 실망 어린 한숨이 들려오고 있다. 커피숍의 경우 사업장 가운데 45%는 소규모 영업장으로, 매출과 관계없이 징수가 무기한 면제된다. 38%는 월 2000원이 적용되고, 나머지 17%만 월 2000원이 넘는다.

최대 사용료 1만원을 적용받는 커피숍은 단 0.01%에 불과하다. 이는 세계 주요 국가의 공연권 사용료 가운데 '최소 사용료' 평균이 월 2만1000원인 것과 비교하면 저렴하다. 음악저작권자 불만이 폭주하는 이유다.

음악저작권자가 불만을 품는 주요 원인은 저작권 사용료를 결정하는 실질 주체가 문화체육관광부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작곡자·작사자 가운데 95% 이상은 저작권위탁관리업자를 통해 자신의 저작권을 신탁한다. 각 저작권위탁관리업자 징수규정에 따른 저작권 사용료를 받는다. 저작권위탁관리업자는 저작권법에 따라 사용료 징수규정을 시행하기에 앞서 문체부 장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신탁관리단체는 모두 문체부 장관 승인을 받은 징수규정에 따라서만 사용료를 정할 수 있다.

저작권은 헌법으로 보호되는 재산권(저작재산권)이며, 저작물에 대한 이용 허락 여부와 대가 책정은 저작권자가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럼에도 징수규정 승인제가 도입된 이유는 이 제도가 집중관리단체 독점 체제로 돼 있는 우리나라에서 신탁관리업자 전횡을 방지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도입 취지에도 현 징수규정 승인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문체부 재량 범위가 너무 넓다. 문체부 장관은 징수규정 승인 내용을 변경해서 사용료를 조정할 수 있고, 승인 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사용료를 조정할 수 있다. 승인된 징수규정 외로 사용료를 받은 경우 문체부는 최장 6개월 업무 정지를 명할 수 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허가 취소까지 가능하다. 이 정도에 이르면 인가나 승인이라기보다 행정 기관의 재량 행위로 보는 것이 더 어울린다. 예를 들어 8월부터 커피숍, 주점, 헬스장 등에 나오는 음악에 대한 공연권 사용료의 경우 음작저작권자가 요구한 사용료에 비해 확연히 저렴하게 징수규정이 승인됐다. 문체부는 '제도의 정착과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하지만 이런 중요한 권한을 문체부가 행사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또 문체부 승인에 대한 불복 절차가 없는 것도 문제다. 신청한 징수규정과 달리 문체부에 의해 수정된 징수규정이 승인됐을 때 이에 대해 불복할 방법이 공식으로 마련돼 있지 않다.

격변하는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서비스 환경 변화로 사용료 조정 필요성이 생긴 경우에는 신탁관리단체가 내부 차원에서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를 승인 받은 뒤에야 비로소 변경된 규정에 따른 사용료 징수가 가능해진다. 길게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결국 저작권법 제105조를 개정해서 문체부 일방으로 사용료를 결정할 수 있는 징수규정 승인제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 설령 저작권자 전횡과 독과점으로 인한 부작용이 문제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우리나라는 독점규제법에 의한 통제 장치가 마련돼 있다. 미국에서도 독점규제법에 따라 법원이 통제하며, 징수규정 신고제를 택한 독일·영국·일본 등도 사용료 결정과 관련된 분쟁이 발생했을 때 해결을 위한 절차가 마련돼 있다.

이제 저작권 사용료 결정 방법을 재고할 시점이 됐다. 저작물 가치를 결정하는 1차 주체는 저작권자인 원칙을 고수하고, 적정한 사후 통제를 통해 저작권 권리자와 사용자 이익을 함께 도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윤영환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yyh@iduks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