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스위스 추크와 UAE 두바이가 주는 교훈

스위스는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고 크립토(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밸리를 조성한다. 작은 마을 추크 중심으로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파격의 세금 혜택, 행정 지원,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더리움, 코스모스 등 유명 블록체인 기업 170개가 이미 추크에 입주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는 블록체인의회를 출범시켰다. 무역거래시스템, 블록체인 부동산, 디지털 여권 등 다양한 사업을 정부가 주도한다. 블록체인으로 연 15억달러 문서 처리 비용을 절감하고, 1억건 이상 비자 신청 인·허가 갱신을 통해 연 2500만 노동 시간을 절감했다. 2020년 블록체인 기반 도시 완공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도 최근 발표했다.

스위스와 두바이 공통분모는 정부다. 정부가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블록체인 기반 기술 표준화를 위해 민간 기업과 공조 체계를 갖췄다. 암호화폐 투기보다 블록체인 산업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나라도 정보기술(IT) 기반 선진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다수 있다. 삼성SDS, LG CNS, KT 등이 대표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유통, 물류, 공공,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에 정부는 여전히 뒷짐을 지고 있다. 블록체인 산업 가이드라인도 지지부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42억원을 투입해 블록체인 시범 사업 6개 분야를 추진하는 방안을 내놨다. 산업 생태계 조성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다. 시범 사업도 민간보다 일부 정부 부처 업무 고도화에 집중했다.

우리 정부도 산발성 육성 방안보다 '블록체인 기반 시정 혁신'이라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별 코인 발행과 간편결제 난립 등 흩어진 사업도 통합해야 한다. 사회 문제 해결에 블록체인을 어떻게 활용할지 정보전략계획(ISP)을 수립해야 한다. 암호화폐, 인증·보안, 거래·지불 등 기반 산업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법·제도와 연구개발(R&D) 및 인프라를 톱니가 맞물려 돌아가게 해야 한다.

대한민국 IT는 강하다. 삼성전자, LG전자, KT 등 글로벌 기업 네트워크도 강점이다. 이를 활용하도록 도와야 한다. 산업 생태계를 밝힐 등대를 맡을 때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