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기득권 규제'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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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는 '규칙·규정으로 일정 한도를 정하거나 정한 한도를 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사전 의미로는 선도 악도 아닌 존재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장려보다 혁파 대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불필요하거나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규제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없애야 할 규제는 두 종류다. 이른바 '기득권' 이익을 위해 존재하면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규제가 첫 번째다. 과거에는 필요했지만 지금은 쓸모가 없어졌거나 역효과가 커진 규제가 두 번째다.

정부가 규제 혁신 초점을 '기득권 규제'에 맞춘 것은 옳은 결정이다. 기득권 규제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장기간에 걸쳐 악영향을 미쳐 왔지만 개선은 유독 더뎠다. 역대 정부가 빠짐없이 규제 개혁을 추진했음에도 '바뀐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기득권 규제를 제대로 건드리지 못 한 영향이 크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규제 개혁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로 기득권 반발을 꼽으며 이를 '깨지지 않는 유리컵'에 비유했다. 고대 로마시대 때 한 기술자가 깨지지 않는 유리컵을 황제에게 바치자 황제가 자신의 보석 가치 하락을 우려, 기술자를 사형에 처했다는 일화에 빗댄 표현이다.

정부는 20~30개 대표 규제를 선정해서 혁신에 나설 계획이다. 중요한 것은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기득권 규제가 여기에 얼마나 많이 포함되는지 여부다. 없애도 없애지 않아도 그만인 규제를 개혁 대상에 포함시킨다면 역대 정부와 똑같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과정은 험난할 것이다. 기득권은 강하게 반발, 규제를 지켜 내기 위해 사력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이를 돌파하지 못하면 규제 혁신은 제자리에 머물고, 혁신 성장도 멀어진다. 어느 때보다 과감한 규제 혁신이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