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우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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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군과는 별도의 독립 조직으로 '우주군(Space Force)' 창설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국가우주위원회(NSC) 관계자, 전직 우주 비행사 등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우주를 지배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공군과 우주군을 갖게 될 것이다. (둘은) 별개이지만 대등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우주군 창설을 감독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미군의 병과는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 등 다섯 개로, 우주군이 공식 창설되면 여섯 번째 병과가 된다.

우주군 창설 아이디어가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가 집권한 이후 행정부 차원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한 바 있다. 우주군 창설로 국방부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 패권 경쟁에 다시 신호탄을 올린 것은 우주 개발 문제를 국가 안보 문제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중국과 러시아를 직접 거명하며 우주 분야에서 이들이 미국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 후인 2001년 우주군을 재창설, 2011년에 우주항공방위군으로 개편했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유인우주선 선저우호 발사,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우주군 창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모든 우주 프로그램은 군사용이다.

미국은 군사, 첩보 활동 분야에서 이미 우주를 활동무대로 삼고 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미국공군우주사령부와 우주국가안전보장국, 군사위성통신 지휘부, 중앙 우주작전 센터 , 미공군 우주전투 연구소 등이 있다. 이들 기관은 우주 군사위성의 관리와 첩보 활동, 우주 군사장비를 이용한 조기 경보 시스템 운용, 적성국가의 미사일 무기 활동 감시 등을 맡는다.

아직 우주군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감시뿐만 아니라 대량 살상 무기를 비롯한 공격 체계를 갖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잠깐, 우주군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우주공간은 3차원 공간이다. 우주공간은 언제나 진공1기압이다. 우주선 안팎의 압력차로 인해 작은 손상이 생겨도 피해가 배가 된다. 우주군인은 상당기간 꼼짝없이 우주선이나 기지 안에 갇혀 지내야 하기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무기는 초장거리에서 발사할 수 있는 고속, 고화력 병기 위주로 편성될 가능성이 높다. 은폐, 엄폐가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현재 기술로도 수천만km 밖의 우주선을 탐지할 수 있다.

대기권에서는 정상적으로 쓸 수 없지만 우주에서는 위력이 배가되는 광속 레이저 등이 주력 무기로 쓰일 수 있다. 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의 사정거리도 무한이 된다. 우주공간은 중력, 공기저항이 없다. 질량을 가진 물체에 힘을 가하면 등속 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방향만 정확하다면 언젠가는 목표물에 도달한다.

실제 우주군의 창설 과정에선 논란이 예상된다. 절차상 문제도 남아있다. 우선 우주조약에 위배될지가 관건이다. 우주조약은 1967년 만들어져 현재까지 유효하다. UN에서 제정된 이 조약은 “지구 주위 궤도 위에 핵무기나 어떤 종류의 대량살상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무기를 우주공간이나 다른 천체에 위치시키는 것, 군사적 기지의 설치, 요새화 및 실험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조약은 우주공간을 군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진 않는다. 지금도 각국의 정찰용 군용 위성이 궤도를 돌고 있다. 각국의 항공우주사령부가 이들 군용 위성을 통제한다. 설사, 살상무기를 배치한다 해도 이를 막기 쉽지 않다. 최악의 상황으로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초강대국은 이를 무시하거나 탈퇴할 수 있다. 과거 소련이 레이저 병기와 핵 기뢰를 탑재한 위성병기인 폴류스를 쏘아올린 적이 있다. 미국도 궤도 폭격용 위성 병기인 신의 지팡이 프로젝트를 기획, 실행에 옮기려 한 적이 있다.

우주군 창설과 관련한 미국 내 부정적 기류도 강하다. 우주군을 창설하려면 미국 의회의 예산승인을 얻어야 한다. 빌 넬슨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고맙게도 대통령은 의회 없이 우주군 창설을 할 수 없다”고 적었다. 데이비드 골드파인 공군 참모총장도 지난해 의회 청문회에서 우주군 창설에 대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드러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