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산업부'라는 이름

산업통상자원부는 무역·투자, 산업·기술, 에너지·자원, 통상 정책을 관장하는 정부 부처다.

산업부의 모체는 70년 전인 1948년에 설치된 '상공부'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공부는 당시 상무국, 상역국, 광무국, 수산국, 전기국, 공업국 등 지금은 다소 낯선 이름의 6개국으로 출발했다.

1977년에는 산업부의 또 다른 전신으로 꼽히는 '동력자원부'가 신설됐다. 에너지 정책과 자원외교 등을 담당하는 부처다. 이후 1993년 상공부와 동력자원부가 통합하면서 '상공자원부'가 출범했다.

1994년에는 상공자원부에 통상 기능이 더해진 '통상산업부'로 확대됐다. 부처 명칭에 '산업'이 들어간 것도 이때부터다. 4년 뒤 1998년에는 다시 '통상'을 떼어내면서 '산업자원부'가 됐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지식경제부'로 바뀌면서 '산업'을 잠시 부처 현판에서 내려놨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통상을 이관 받아 지금의 '산업통상자원부'가 됐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때 조직 개편 논의가 일었으나 큰 틀에서 변화가 없어 기존 명칭을 유지했다. 부처 약칭도 전과 동일하게 '산업부'를 쓴다.

신임 사무·주무관 워크숍도 아닌데 때 아닌 부처 역사를 풀어 놓는 것은 '산업부'라는 이름 때문이다. 산업부라는 명칭은 이해하기 쉽다. 부처가 지향하는, 또는 지향해야 할 바를 명확히 제시한다. 직전 조직인 지식경제부는 나름대로 '팬시'했지만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부처 기능 소개에 적절치 않았다.

'산업' '통상' '자원' 세 가지 핵심 업무 가운데 산업을 맨 앞에 둔 것도 마음에 든다. 대외통상과 에너지 정책 업무 모두 그 자체로도 중요하다. 그러나 결국 우리 산업의 발전과 육성으로 통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산업부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 우리 산업의 대도약을 이끌 정책 뒷받침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적지 않다. 지난해 새 정부 출범 직후 '탈원전' 이슈 속에 에너지 정책은 산업과 겉돌았다. 산업 육성은 후순위로 밀리는 '산업 패싱' 논란까지 일었다. 그 사이 우리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이은 돌직구 속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으로 떠밀렸다.

올해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산 세탁기·태양광 세이프가드에 이어 최근 철강 관세까지 우방이라 여겨 온 미국의 보호무역 공세가 끊이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적극 대응' 말고는 없어 보인다. 제너럴모터스(GM) 군산공장 폐쇄 논란 속에 산업부의 역할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산업부 이름이 말하듯 그 역할은 국내 산업 발전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대외 여건이 나쁘다고, 돌발 변수가 많다는 이유로 산업 위기를 그냥 두면 곤란하다.

산업부 출발 기준을 상공부로 한다면 산업부는 지난 70년 동안 대한민국 산업 발전과 함께했다. 어떤 때는 기업 노력, 또 어떤 때는 산업부 정책이 각자 조화를 이루면서 성장을 이끌었다.

안에서는 반기업 정서, 밖에서는 거센 통상 파고에 힘들어 하는 게 요즘 우리 기업이다. 산업부가 이름에 걸맞은 정책으로 대한민국 산업계에 드리워진 먹구름을 걷어낼 때다.

이호준 산업정책부 데스크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