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 왜 청소차는 새벽에만 다닐까?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인상됐다. 한동안 당연하게 여겨지던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방송, 신문 등 주요 언론에서 대부분 주요 뉴스로 다룰 것이다.

금융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에게 뉴스 가치(?)로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기사가 있었다.

환경미화원 사고 소식이다.

29일 낮 12시20분께 광주 남구 양과동 위생매립장에서 환경미화원 A씨가 청소차 적재함의 압축 기계에 끼였다. A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지난 16일 오전 6시 40분께 광주 남구 노대동의 한 도로에서는 환경미화원 서 모 씨가 쓰레기차 뒷바퀴에 치여 사망했다.

16일 사건은 불과 2주 전에 일어난 안타까운 소식으로, 생각을 많이 한 기사다. 29일 사고 소식이 주는 내용이 더 강하게 다가온 이유다.

이번에 알았지만 환경미화원 사망 사고는 생각보다 훨씬 많이 발생한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6월까지 각종 재해로 산재 신청을 낸 환경미화원 사망 사례는 27명에 이른다. 같은 기간 신체 사고 재해도 766건이었다.

계속되는 사고 소식에 한 정당은 환경미화원의 새벽 노동 폐지를 주장한다.

실제 대부분의 쓰레기 수거 작업은 행인이 오가지 않는 밤 늦게부터 새벽까지 진행된다. 일을 늦게 시작하면 출근길에 방해가 되고, 쓰레기 수거도 쉽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또 오후 2~3시까지인 쓰레기처리장 반입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도 새벽 근무는 불가피하다.

환경미화원들이 새벽 근무를 선호하는 이유는 또 있다고 한다. 바로 환경미화원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불편한 시선이다.

쓰레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표정을 찡그리거나 심지어 “냄새난다” “더럽다” “사람 없을 때 해라” 등의 비난을 욕설과 함께 듣는다고 한다.

새벽 쓰레기 수거에서 오는 환경미화원의 각종 사고는 일본도 겪은 일이다. 그런데 일본은 몇 년 전에 이 문제를 해결했다. 환경미화원이 새벽이 아닌 밝은 대낮에 일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간단하지만 쉽지 않았을 사고의 전환에서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2주 연속 듣게 된 환경미화원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에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온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왜 청소차는 새벽에만 다녀야 하고, 도로 공사는 야간에만 진행할까.”

당연하게 받아들인 일이 누군가의 불편이나 수고를 매개로 누리던 편익이었다. 누리는 측에서는 '원래 그랬다'고 치부했다.

새벽 청소나 야간 도로 공사뿐만이 아니다. 없어서는 안 될 것에 대한 소중함을 종종 잊고 산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가운데 하나라는 월요일 출근길은 37만명의 청년 실업자가 가장 소망하는 것이고, '헬 조선'이라고 혹평 받는 대한민국이 누군가에게는 '코리안 드림'의 대상이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군가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고 묻던 안도현 시인의 시가 생각난다.

12월의 첫날이다. 이제 2017년도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당연한 것처럼 여기지만 없으면 안 되는 소중한 것, 그리고 고마운 분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홍기범 금융/정책부 데스크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