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 코리아 2018] "축산물 직거래로 최대 30% 싸게 가져가세요"

고기 값, 누가 정하는 걸까?
광고 촬영을 위해 종로에 위치한 이름난 보쌈집을 방문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슬쩍 영업 멘트를 던진다. 그런데 사장님은 어떤 고기 쓰세요? 처음엔 국내산으로 썼는데, 도저히 원가구조를 맞출 수가 없어서 수입으로 쓰신 단다. 독일산이면 브랜드는 뭘로 쓰세요? 당연한 질문이지만, 당황하신다. 그냥 독일산 7천원 정도에 써요. 이렇게 잘 되는 집이 이러니 아마도 식당 대부분이 이런 수준이리라.

미트박스에선 같은, 혹은 브랜드까지 확실한 고기가 30%는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하니, 잠깐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미수거래와 잔심부름 대행 등을 이유로 기존 관행을 깨진 못 했던 기억이 있다. 고기 가격을 누가 결정하는지, 그 가격에 어떤 것까지 포함되어 있는지 정확하게 알게 된 계기였다.

고기 유통의 불편한 진실
김기봉 대표는 아워홈에서 축산 MD로 이 시장에 첫 발을 디뎠다. 그는 90년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축산물 구매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는 축산물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무역 품목이라 쿼터제를 실시했다. 필요하다고 마음대로 수입할 수도 재고가 많다고 대폭 줄일 수도 없었던 것, 고기의 ‘진짜 값’을 아는 게 어려웠다.

미트박스 김기봉 대표

자영업자들은 축산물 수입원가를 알 길이 없었다. 수입업자와 일부 도매업자 사이에서만 비밀리에 거래되는 정보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도매업자가 20%가 넘는 마진을 붙여서 팔기도 했다. 원가를 모르는 소비자들은 그들이 제시하는 가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유통 혁신으로 30% 원가절감!
도가 넘는 유통마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다. 바로 직거래를 통해 유통단계를 혁신적으로 줄이면 되는 것. 그러나 누구도 선뜻 이에 도전하지 못한 채 몇십년이 흘렀다. 바로 폐쇄적이고 어두운 블랙마켓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축산물 유통의 메카는 서울 마장동과 독산동이다. 김 대표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육류 식자재에 대한 시세와 물량 정보는 그 안에서 폐쇄적으로 공유된다. 이에 특정 대학 축산학과 학맥까지 더해져 정보의 비대칭이 심해진다. 실제 국내 육류 시장규모는 연 40조원, 이중 중간 마진이 약 7~8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적게는 20% 많게는 30%가 유통 과정에서 더해지고, 외상이라는 불합리한 구조까지 겹쳐 과도한 유통마진이 발생한다. 이를 혁신적으로, 최대30%까지 줄여보자는 것이 미트박스이다.

달콤한 외상 대신, 근본적인 수익 개선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던 외상거래 대신 구매자의 '현금거래 시스템’을 도입해 미수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때문에 계산서도 투명해지는 효과도 얻었다. "미트박스 이용 후 매달 300만원 가량 비용이 줄었다는 고기집이 다수"라며 인기 이유를 설명한다. 축산물 직거래를 통해 원가 비중이 가장 큰 고기 값을 줄여 근본적인 수익 개선이 가능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미트박스는 17년 9월을 기점으로 월 거래액 100억, 누적 거래액 1,100억을 달성했으며, 재이용률이 무려 80%에 이르는 등 날로 성장하고 있다.

축산물 가격 민주화로 자영업자와의 상생, 그리고 공생!
축산물 가격을 결정 짓는 변수는 다양하다. 지금까지 축산물 수입 원가에 대한 정보는 시장 내 소수의 집단 내에서만 공유되어 왔다. 원가를 모르는 자영업자나 일반 소비자는 이 고기가 얼마에 수입되었는지, 도매업자가 붙인 중간 마진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미트박스가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축산물 정보의 비대칭을 개선하는 '축산물 가격 민주화'다. 현재 미트박스에는 130여 개 판매업체가 온라인 최다 품목인 약 1,800종의 축산물을 등록/판매하고 있다. 가입고객 3만명, 재구매율은 80%에 달한다. 낮은 수수료와 전국 냉장/냉동 배송 시스템도 큰 장점! 이런 시스템의 장점을 인정 받아 글로벌 투자사인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110억 투자도 유치했다.

출시 3년, 구매자의 힘을 모아 축산물 가격 민주화에 한발 다가서고 있다.

한편 미트박스는 11월 30일 코엑스에서 국내 최대규모로 개최되는 '푸드테크 코리아 2018'에서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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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인터넷 이정민 기자 (j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