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보안 강국이 된 비결은 '정부-군-대학-산업-벤처캐피털'로 이어지는 생태계다.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 산업은 세계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한다. 수출 규모만 60억 달러다. 300여개 보안 기업이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보안 스타트업의 15%가 이미 초기 투자금을 확보했다.

이스라엘은 1990년대 중반부터 사이버 보안 활동을 시작해 미국과 함께 시큐리티 강국이 됐다. 이스라엘 정부는 인터넷과 초기 전자정부, 웹서비스 등 정보기술(IT) 영역에서 발생하는 잠재된 위협을 인지했다. 숙련된 보안전문가는 이때부터 지도자층에 IT 영역에서 발생할 위협을 강조했다.

1997년 이스라엘 전자정부 프로젝트 '테힐라'가 시작됐다. 테힐라는 인터넷 시대를 위한 국가 인프라를 조성했다. 정부 생산성, 효율성, 보안 강화에 중점을 뒀다.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이스라엘도 2002년까지 사이버 위협 대응이 중구난방이었다. 대부분 정부기관은 사이버 위협에 자체 대응하고, 일관성이 없었다. 이스라엘은 과학기술에 집중해 혁신을 끌어냈지만 IT 보안에는 비효율이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사이버 보안이 단순히 기술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문화와 조직 변화를 요구한 거대한 정책 이슈로 보기 시작했다.

첫 목표는 주요기반시설 보호였다. 2002년 정부는 국가안전보장이사회에 사이버 위협에 관해 설명했다. 그 결과 이스라엘 내 컴퓨터 시스템을 보호하는 특별결의안 B/84가 마련됐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초로 국가 사이버 보안 정책을 만들었다. 정책을 수행하면서 이스라엘 정부는 사이버 보안이 이스라엘 방위군(IDF)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샤바크는 일부 공공과 민간 조직 시스템을 보호했다. 이스라엘 사이버보안 정책은 정부와 민간 기업 간 균형점을 찾는데 집중한다.

Photo Image
벤자민 나탄야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6월 텔아비브에서 열린 '사이버위크 2017'에서 '글로벌 사이버 보안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1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가 사이버 구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스라엘 거시 경제와 전략상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사이버 보안에 접근했다. 이삭 벤 텔아비브대 교수가 이끄는 TF를 꾸렸다.

TF는 이스라엘 국가 사이버 정책의 토대가 된 보고서를 작성했다. 사이버 보안 교육부터 연구개발(R&D), 안보, 경제 개발, 국제 협력을 망라했다. 이후 총리실 산하에 이스라엘 사이버국(INCB)이 설립됐다. INCB는 국가 사이버 정책 육성 임무를 맡았다. 이스라엘 전반에 걸친 방위 능력과 사이버 파워 강화다. INCB는 정부의 사이버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물론 대학 R&D·교육·산업·경제 성장 엔진으로 사이버 기술 개발, 국제 협력까지 담당한다.

이스라엘은 2015년까지 주요 기반 시설의 고품질 방어에 집중했다. 이후 국가사이버보안국(NCSA)을 설립했다.

이스라엘 보안 산업의 한 축은 대학이 담당한다. 남부에 위치한 벤구리온대는 초기 사막에 물을 대고 개척하는 R&D를 수행한 후 지금은 사이버 보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텔아비브대는 벤 이삭 교수를 중심으로 보안센터를 두고 R&D와 인재 양성에 열중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고등학교 졸업 후 남녀 모두 군에 입대한다. 8200부대 등 유명 사이버 보안 사업가를 배출한 군대에 가기 위해 고등학교 때부터 집중한다. 이스라엘 탈피오트 프로그램은 고등학교 상위 2%에 응시 자격을 준다. 매년 과학영재 50명을 선발해 첨단무기 개발 인력으로 양성한다. 탈피오트 출신이 스타트업을 창업해 성공신화를 만들었다. 8200부대는 사이버 인텔리전스를 수행하는 첩보조직과 암호해독을 담당한다. 이들은 군대에서 국가가 제공하는 사이버 위협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대응할 방법을 익힌다. 군대를 마치면 텔아비브나 벤구리온학에서 연구를 심화시키고 창업에 나선다.

기업 성장을 위한 자금 구하기도 수월하다. 예루살렘벤처파트너스와 아워크라우드 등 기술을 제대로 평가하고 초기 투자에 앞장서는 벤처캐피털이 뒷받침한다.

Photo Image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 생태계.(자료:JVP)

김인순 보안 전문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