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 한계를 해소할 휴먼마이크로바이옴(인체미생물 정보분석) 시대가 열린다. 생명탄생과 동시에 우리와 공존 해 온 미생물을 연구해 질병 예방·치료에 활용하자는 논의가 본격화됐다. 급격한 환경변화로 우리나라 질병지도가 바뀌는 상황에서 '미생물'로 국민건강을 보장하고, 바이오 경제시대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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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1회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 및 포럼 발족식'에서 발족위원이 모여 기념 촬영했다. (왼쪽부터) 염규진 코엔바이오 대표, 김병용 천랩 연구소장,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이사, 지영구 단국대병원 교수, 김봉준 CJ제일제당 상무, 김동진 씽크풀 대표, 김유영 국립중앙의료원 교수(휴먼마이크로바이옴포럼 의장), 양승욱 전자신문 편집인 전무, 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이상길 연세세브란스병원 교수, 김윤근 MD헬스케어 대표.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1회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 및 포럼 발족식'이 개최됐다. 전자신문사가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바이오협회,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가 후원했다.

행사는 처음 열린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콘퍼런스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 속 공존하는 인체 미생물을 연구한다. 비만, 당뇨, 아토피, 치매, 아토피, 각종 암 발병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제시한다. 세계 각국이 역량확보에 뛰어들면서 국내외 연구동향과 육성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소화기, 알레르기, 암 관련 의사와 연구진, 기업 관계자 140여 명이 참석해 국내 최초 열리는 행사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현대의학의 빅뱅: 새롭게 발견되는 유산균의 의학적 효능' 오프닝 세션을 시작으로, 지영구 단국대병원 교수가 '마이크로바이옴 알레르기-폐질환 연구'를 발표했다.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개념과 의료 현장 연구동향을 자세히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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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임상 분야 세션을 마치고 관련 기업이 비즈니스 세션을 이어갔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사업 현황과 전략 소개다. 김윤근 MD헬스케어 대표가 '헬스케어4.0: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개인 맞춤의료'를, 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 및 신약 개발', 김병용 천랩 연구소장이 '생명정보 기술기반 마이크로바이옴 R&D 솔루션 및 서비스 개발'을 발표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질병예측·예방, 치료법 연구 동향을 소개해 참가자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어지는 비즈니스 세션에서 염규진 코엔바이오 대표가 '프로바이오틱스를 이용한 혈류 및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개선효과', 김봉준 CJ제일제당 상무가 'CJ BYO 유산균 상용화 사례'를 구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개했다. 신정섭 KB인베스트 본부장은 '마이크로바이옴 사업화 및 투자 방향'을 발표했다. 투자자 관점에서 초기 단계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에서 비즈니스 가치와 모델을 소개했다.

의료현장, 시장 수요에 맞춰 정부 정책 방향과 계획도 공유했다. 이석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명기술과장은 '마이크로바이옴 정책 및 R&D'를 주제로, 정부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의료·산업계 요구사항을 들었다.

임상·비즈니스·정부정책에 대한 세션 발표가 마무리되고, '휴먼 마이크로바이옴포럼' 공식 발족식도 함께 개최됐다. 포럼은 마이크로바이옴 국내 전문가가 총집결했다. 김유영 국립중앙의료원 교수를 초대 의장으로 위촉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동향을 공유하고 산업발전을 위한 규제개선, 육성방안 등을 제시할 '씽크탱크'다. 정기적으로 포럼을 개최해 보건·산업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은다. 참여 기업, 기관을 확대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정부에 제시할 채널로 이용한다.

김 의장은 “1990년대 휴먼게놈 프로젝트를 이어갈 차세대 휴먼 게놈 프로젝트를 마이크로바이옴으로 재추진해야 한다”며 “각계 전문가가 모인 포럼을 지속 확대·운영해 국가 차원 마이크로바이옴 전략을 수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00년대 후반 들어 본격 연구되기 시작한 마이크로바이옴은 '차세대 게놈'으로 불린다. 주거, 음식, 생활 패턴 등 현대 급격한 환경 변화로 질병지도가 바뀐다. 우리나라도 과거 발병이 적었던 대장암, 아토피, 천식, 유방암 등 환자가 급증한다. 첨단 의약품 개발과 개인 유전체를 분석해 질병원인과 치료법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진행된다. 수십년간 이어진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복에는 한계가 있다. 급증하는 새로운 질병을 환경과 밀접한 '미생물' 연구로 해소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 차원에서도 늘어나는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서둘러야 한다. 국민건강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초기 단계인 마이크로바이옴 역량을 확보하면 건강관리 서비스, 신약개발 등 바이오헬스 시장 차세대 먹거리를 선점한다.


이석래 과학기술정통부 생명기술과장은 “많은 데이터를 확보, 분석해야 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생명과학, ICT 등이 결합된 대표적 4차 산업혁명 모델”이라며 “산업, 의료계 요구사항을 파악해 정부가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