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우리의 현실 <2>일자리

정부는 지난달 말 2018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일자리 관련 예산이 19조2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2.4% 늘었다. 사상 최대 규모다.

전체 일자리 예산 가운데 청년(15~29세) 일자리 예산은 올해보다 5000억원이나 늘어난 3조1000억원이다. 그만큼 고용시장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일할 자리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일자리 예산의 또 다른 특징은 여성 일자리를 위한 예산이 크게 반영됐다는 점이다. 첫 3개월간 육아휴직급여 2배 인상 수혜자를 10만1000명에서 10만6000명으로 늘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공무원 일자리 3만개를 늘리는 예산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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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예산을 대폭 늘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스스로 일자리 정부임을 자처했다. 취임식 다음달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1호 업무지시로 내놓았다. 국정운영의 시동을 일자리로 연 것이다.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률 고용한파를 녹이기 위한 의지로 해석된다.

양질의 일자리는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 실업자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세수가 부족해 경기체로 이어지고, 경기침체는 다시 일자리를 감소시켜 경기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소득주도 성장 기반도 결국 일자리가 우선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일자리 정부 출범 넉달이 지났지만 효과를 체감하기엔 아직 이른것 같다. 실업률 수치로 확인해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일자리상황판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9월 현재 우리나라 장기백수 비중은 1999년 외환위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실업자 가운데 6개월 이상 구직활동을 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이 장기백수다.

실업자수가 18만명으로 지난해 17만2000명보다 8000명 늘었다. 이로써 6개월 이상 실업자 비중은 전체 실업자 96만3000명보다 18.7%까지 높아졌다. 전체 실업자 5명중 1명이 장기백수다.

장기백수가 늘었다는 것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고, 이는 일자리 질이 나빠졌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장기백수 비중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11~12%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 7월 19%가까이 치솟았다.

취업자수는 최근 6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늘어나며 증가하는 모양새다. 실업자수도 7개월여만에 100만명 이하로 내려갔다.

하지만 오히려 청년 실업률은 9.3%로 0.1% 늘었고, 청년실업자가 1000명 늘어난 42만명이다. 아르바이트하면서 구직활동중인 학생과 공무원시험준비생, 경력단절여성 등은 공식적으로 실업률에 잡히지 않는다. 이들을 포함하면 체감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고 봐야한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직후 일자리상황판과 일자리 신문고를 설치하는 등 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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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에 마련된 일자리상황판에는 고용율과 실업률, 비정규직현황 등 18개 지표를 실시간 보여준다. 최근에는 30대 대기업 비정규직 현황도 추가됐다.

일자리상황판은 전국 지자체로 확산됐다. 광역지자체는 물론 기초지자체까지도 각 지역 일자리 상황판을 자치단체장 집무실에 설치하고 시장과 군수가 직접 일자리 챙기기에 나섰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조만간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로드맵에는 새정부 출범 일자리 100일 계획에서 발표한 향후 5년간 공공부문 일자리 충원 계획이 포함될 전망이다.

<실업자 및 실업률 추이>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