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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가 9일~13일까지 원내에서 진행하는 똥본위화폐 플랫폼 오프라인 마켓.

울산과학기술원이 친환경 선순환 경제를 지향하는 대안화폐시스템을 구축, 시험 운영에 들어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이용훈)은 최근 원내 학생과 교직원, 인근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똥본위화폐 플랫폼'을 구축하고, 대안 화폐 '꿀' 발행과 제공, 사용에 관한 시험 운영을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똥본위화폐 플랫폼은 '꿀'을 이용해 상품 및 서비스를 거래하고, 선물처럼 주고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꿀'은 친환경에 기여한 자, 친환경을 실천하려는 의지를 가진 자에게 주어지는 대안 화폐 형태의 교환 수단이다.

UNIST는 수년 전 과학자, 인문학자, 예술가들이 협력해 새로운 환경경제와 순환경제를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하는 사이언스월든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핵심 연구 가운데 하나가 물 사용량을 최소화한 특수 변기를 이용해 인분을 처리하고, 이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연구다. 전환된 에너지 가치는 인분을 생산·제공한 개인에게 돌려주는데 이것이 똥본위화폐 '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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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사이언스월든센터가 구축 운영하고 있는 똥본위화폐 플랫폼 메인 화면.

'꿀'은 현금으로 환원될 수 없고 그 자체로만 유통된다. 꿀을 받은 사람은 반드시 일정량을 타인에게 나눠줘야 한다. 적립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품의 감가상각처럼 가치가 줄어 자연 소멸한다.

사이언스월든센터는 똥본위화폐 플랫폼을 기반으로 '꿀' 발행과 유통 저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꿀' 사용자에게 친환경 인식을 심고, 특수 변기를 비롯한 센터가 개발한 친환경 솔루션을 정부 정책에 반영해 확산시켜 나가려는 목적이다.

플랫폼에는 현재 UNIST 인근 20여개 매장이 참여하고 있으며 50개 이상 상품 및 서비스를 '꿀'로 거래할 수 있다.

센터는 '꿀'로만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꿀로 칸타빌레' 연주회를 11일 개최한다. 웹페이지로 구축한 똥본위화폐 플랫폼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도 제공해 사용자 저변을 확대한다.


조재원 사이언스월든 센터장은 “배변 활동으로 발생하는 '꿀'은 인간이기에 받을 수 있는 대안 화폐”라며 “'꿀' 사용과 플랫폼 운영은 인분을 친환경적으로 에너지로 전환하는 환경경제, 순환경제 구현을 위한 대안화폐시스템 실증연구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