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이 사회 전 영역에서 확산되면서 국민의 AI 소양이 강조되고 있다. 정부가 AI를 교육에 접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나아가 초중고에도 AI 교육 과정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다.

올 초만해도 AI 교육이라고 하면 개개인 맞춤형 진단을 통해 교사를 보조하는 AI를 일컬었다. 디지털 학습지 등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크게 인기를 끌자, 공교육에서도 맞춤형 학습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부가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2019년 교육부 업무보고에서는 AI를 활용한 수학 교육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불과 몇 달 만에 화두가 바뀌었다.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AI 수요가 폭발했다. 이에 따라 대학이 먼저 나섰다. AI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정부 지원을 받아 AI 전문 대학원을 설립했다. 정부가 몇 개 대학만 선정해 제한적으로 지원하자, 대학은 정부 지원없이도 자체적으로 AI 대학원 설립에 나섰다. 학부 과정에도 AI 교육을 도입했다. 성균관대는 전 학생이 교양과정으로 AI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사회에 적용할 전문인력 양성으로는 부족할 만큼 사회 전반에 AI가 확산되고 있다. 초중고는 물론 평생교육 과정에도 AI 교육 필요성이 대두됐다. AI 교육 의제는 순식간에 생애 전 주기에 걸쳐 AI 소양과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발전했다.

김태형 교육부 미래교육기획과장은 “AI를 기술 발전 측면이 아니라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모멘텀으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교육도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축이 한축이 있지만, 전 국민이 생애 단계별로 AI 친화적인 능력을 키워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AI교육' 무엇을 가르치나

AI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진단해서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컴퓨팅적 사고력이 기본이다. 코딩을 잘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코딩을 통해 컴퓨팅 사고력을 키우는 것은 필요하다. 수학은 알고리즘을 짜는 데 기초가 되는 과목이다.

초등 교육 과정에서는 AI가 가져올 사회 변화를 인식하고 AI 친화적인 소양을 키우는 교육 과정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AI를 활용할 때 기본적인 윤리 의식도 갖춰야 한다.

교육과정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SW 코딩 수업 시수를 전국적으로 늘리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최근 학교 재량으로 확대할 수 있는 수업들이 많다. 창의적 체험 활동을 비롯한 비교과 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학교에서는 자유학년제에서 집중적으로 AI 교육을 할 수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보다 전문적인 과정이 도입될 전망이다. 교육부가 내년에 선정할 AI중점고는 전문 교과 시수를 학교 재량에 따라 대폭 확대할 수 있다.

교육부는 AI윤리 교육도 초기부터 확산할 계획이다. AI윤리 과목 수업을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의(MOOC)를 통해 제공한다.

◇'2022년 개정' 기다리면 늦는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세계 최초로 AI 교과서를 도입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중국 국민 모두가 AI 친화적인 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뜻이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 AI 교육을 하는 모습은 다른 나라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창의력과 자발성을 키우고 학교 재량에 운영권을 맡기도록 길을 열었으나, 사회 변화를 모두 담기에는 역부족이다.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반영해 교육과정에 담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정부는 2022년 개정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지역 단위에서 먼저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2021년부터 인공지능(AI)·빅데이터 특성화고를 설립키로 했다. 2021년부터 4년 동안 기존 특성화고 10곳을 'AI고' '빅데이터고'로 전환한다. 먼저 선정된 학교들에게 하드웨어와 인프라 구축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선정된 고등학교는 교육 과정 내에 AI 관련 과목을 도입하게 된다. AI 과목을 1년간 51시간 이상 편성한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은 진학하는 2021학년도부터 서울 관내 모든 특성화고에 AI 교육과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AI 교원·교재 부족 해결해야

정부는 AI 교육에 재원을 쏟아 붓고 있지만 막상 가르칠 사람이 없는 상황은 고등교육이나 초중등교육이나 마찬가지다. 에듀테크 업계나 학원가에서도 AI 교육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인력난을 겪는다.

AI 관련 교원과 교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정부는 우선 교육대학원을 통해 매년 1000명씩 전문 교원을 양성할 계획이다. 교육청별로도 교원 연수를 비롯해 교원 양성에 나선다. 서울시는 AI,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사물인터넷 등 4개 분야에 각 20명씩 연간 460시간 연수를 진행한다. 하지만 방과후 수업까지 고려하면 교원 수는 턱없이 모자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AI에 대한 전문지식은 고사하고 초중등 교원의 AI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교육 시수를 당장 늘리기도 힘들 것”이라면서 “다양한 인력 풀을 활용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전공 교사 양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