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역량진단 상대평가 줄세워 특성화대 등 재정 양호해도 탈락 사업비 운용·장학금 책정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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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 김헌영 강원대 총장)가 처음으로 전국 150여개 대학 총장의 개별 동의서를 받아 교육부에 규제 철폐를 요구한다. 이르면 이번 주 교육부에 대학기본역량진단 개편,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운용 방식, 국가장학금 등 규제 개선 관련 건의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획일화된 교육부의 규제가 대학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대교협은 대학기본역량진단 대상인 187개 일반대학에 △대학기본역량진단 개편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운용 방식 개편 △국가장학금2유형 참여 조건 완화 등 규제 철폐 공문을 보냈고, 현재 153개 대학이 총장 명의로 서명했다고 2일 밝혔다. 대교협은 추가 서명을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 교육부에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다.

대교협이 각 대학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아 교육부에 의견을 공식 전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교협은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적은 있지만 대학에 일일이 동의서를 받아 보내는 것은 최초”라면서 “그만큼 규제 철폐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각 대학이 대교협과 함께 정부 상대로 의견을 전하는 것은 최근 대학의 위기감이 반영됐다. 대교협에 따르면 교육부 규제가 다양하고 특수한 학교 상황을 담지 못해 개선해야 한다는 각 대학의 입장이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은 획일적 기준에 의한 상대평가로 일정 수의 대학은 무조건 탈락시키는 방식이어서 특성화 대학, 재정이 건실한 대학도 탈락한다고 대교협은 주장했다.

대교협은 대학기본역량진단에 충원율 지표가 강화돼 충원율이 높은 학과가 있어도 평균 충원율이 낮다는 이유로 탈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중소·후발 대학 등이 절대 불리한 구조”라면서 “교육부는 대학을 없애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대학을 활용해서 지역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교협은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운용 방식도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의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교협은 “대학혁신지원사업비는 대학의 기본 역량 제고를 위한 3년 단위의 '일반지원사업비' 명목과 달리 용도 제한, 사업비 집행 여부 심사, 연차 평가를 통한 사업비 삭감 및 재배분 등의 엄격한 제재로서 일반 지원으로 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대교협은 사업비 문서 작성을 위한 행정력 소비가 막대하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 총장은 “너무 엄격한 규정으로 사업비를 사용하는 대학의 자율성 발휘에 한계가 있다”면서 “사업비 용도가 처음부터 다 정해져 있어서 1000원도 자유롭게 쓸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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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은 사업비 운용 규제를 풀어 줘도 대학에는 회계 규정이 있기 때문에 비리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대학 회계 규정을 어기면 감사하는 견제 장치가 있다”면서 “교육부가 대학을 조금 더 신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가장학금2유형 참여 조건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가장학금2유형은 대학의 등록금 부담 완화 적극 참여를 위해 대학 자체 노력(매년 교내 장학금 유지)과 연계해서 지원하는 국가 장학금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예산을 짤 때 국가장학금2유형을 받기 위해 장학금부터 우선 책정한다”면서 “정작 중요한 실험실습비 등 교육 과정에 필요한 예산은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등록금 동결 등 재정 악화로 학생별 맞춤형 교재 제공조차 어려운 것이 대학의 현주소”라면서 “진정한 대학의 변화는 교육 과정이 변화할 때 생기기 때문에 교육부가 규제 강화가 아닌 교실 현장의 발전을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140여개 대학의 규제 철폐 요구 사항>

자료:대교협

전국 150여개 대학 총장, 교육부 '규제 철폐' 건의 서명…대교협, 이르면 이번주 건의문 전달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