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LA오토쇼'에서 독일 대표 자동차 기업 BMW·벤츠·폭스바겐·포르쉐가 일제히 '친(親) 미국'을 앞세운 현지 시장 전략이 가장 큰 눈길을 끌었다. 신차 소개에만 집중한 한국과 일본 업체와는 달리 독일산 업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확률이 높아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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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LA오토쇼 벤츠 부스. 전시장 대형 화면에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띄워져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19 LA오토쇼'에서 폭스바겐과 BMW는 신차 소개에 앞서 미국 현지 투자, 고용창출 등 기업 활동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벤츠는 미국과의 화합을 강조하기 위해 '갓 블레스 아메리카(GOD Bless America)'라고 외쳤고 포르쉐는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반면에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토요타 등 일본 업체는 이들과 달리 신차 소개에만 집중했다. 트럼프 정부가 수입차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보다 불리한 상황에 처한 독일 자동차 업체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LA오토쇼에서 별도 행사를 마련하지 않은 아우디를 제외하면 독일 유력 업체 모두가 신차 소개만큼이나 미국과의 친밀함을 중요하게 다뤘다.

스캇 키언 폭그바겐 북미 최고경영자(CEO)는 “폭스바겐은 2021년까지 전동화 라인업을 늘리기 위해 생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미국에 8억달러를 투입, 1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폭스바겐 부스 안팎에서는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BMW 전시장도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BMW그룹 북미법인 대표인 베른하르트 쿤트는 신차 소개에 앞서 “(우리는) 미국 시장에서 큰 공헌을 해오고 있으며 특히 미국 스파르탄버그공장이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했다”며 “이 공장은 일평균 1500대, 연간 45만대를 생산하면서 특히 1만10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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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노타 BMW그룹 브랜드 및 세일즈 총괄 보드 멤버가 신차를 소개하고 있다.>

신차 공개가 꽃인 자동차 전시장에서 투자나 고용 현황을 전면에 부각시킨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독일 자동차의 자존심인 벤츠도 친 미국 전략에 가세했다. 니콜라스 스픽스 미국 벤츠 법인 대표는 “미국의 전동화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충전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계획이며 EQC의 가격을 7만 달러 이하로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벤츠 부스에 마련된 대형 화면에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등장했고, 발표자는 '갓 블레스 유(GOD bless you), 갓 블레스 아메리카(GOD Bless America)'를 외치면서 스피치를 마무리했다.

포르쉐는 미국이 중요한 시장임을 강조했다. 디틀레브 폰 플라텐 포르쉐 AG 영업·마케팅 이사는 “미국은 포르쉐 '911'의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시장이며, 포르쉐 브랜드 확대에도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다”면서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우리의 두 번째 고향이자, 세계 자동차 업계가 '롤 모델'로 삼는 시장이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수입차에 대해 무역확장법(232조)을 적용,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9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에 따라 고율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 역시 지난 9월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타결되면서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확률이 높다.

로스엔젤레스(미국)=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