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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모든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이 온라인을 넘어 은행 오프라인 지점에 최초로 적용된다.

10여년 동안 운영돼 온 재래식 주거래은행 개념이 사실상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지점에 오픈뱅킹이 적용되면 모든 금융서비스를 은행과 상관 없이 가장 가까운 모든 은행 지점에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경제 주체까지 확대된 오픈뱅킹 2라운드 경쟁이 시작됐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전국 지점에 확대 적용을 추진한다.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타은행도 연동 등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는 은행 지점에서 오픈뱅킹을 활용, 타행 금융 서비스 모두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인터넷과 모바일에 익숙지 않은 디지털 소외계층의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치는 10여년 동안 이어 온 은행 이용 행태가 송두리째 바뀌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거래은행 개념 자체도 흐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이 주거래은행인 A씨는 이제 집에서 더 가까운 신한은행에 방문해서 기존에 이용해 온 모든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오프라인 지점에 오픈뱅킹 서비스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다만 금융 당국, 다른 은행과 논의가 필요한 만큼 세부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픈뱅킹이 오프라인 지점까지 파고들면서 은행 간 고객 쟁탈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도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이 지점에서 오픈뱅킹을 적용하는 방안과 관련해 지속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오픈뱅킹 지점 서비스를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모든 은행이 동시에 오프라인 오픈뱅킹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에 이어 타은행도 오픈뱅킹 서비스 지점 적용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최근 오픈뱅킹 시범 기간에 상당수 고객이 신한은행으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다른 시중 은행도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한은행 오프라인 적용에 맞춰 오픈뱅킹 지점 확대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 오픈뱅킹이 오프라인 영업점에도 적용되면 자행·타행 개념이 사라지고 정보제공 동의서 한 장만 작성하면 이체는 물론 송금, 예·적금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제의 주축 세력인 중장년층의 오픈뱅킹 서비스 유입이 폭증할 가능성이 짙다. 특히 주로 영업점 방문을 통해 금융 거래를 해 온 디지털 소외계층의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연동할 수 있어 오픈뱅킹 오프라인에서의 격전이 예상된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지점에 오픈뱅킹을 접목하는 계획에 대해 다른 은행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제 지점이 많은 은행이 시장을 장악하는 게 아니라 오픈뱅킹 채널의 효율적 운용 여부가 금융 시장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