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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출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기술 전문가를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 분야 1위 기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분야 후발주자다. 사업 경쟁력 강화, 특히 LG디스플레이 약점으로 꼽히는 중소형 OLED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 인사 영입으로 풀이돼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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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승기 LG디스플레이 기술위원. <사진=성균관대학교 홈페이지>

1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채승기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교수를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채 교수는 지난 10월경 입사해 현재 '기술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기술위원은 연구개발 전문성을 담보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알려졌다. 채 기술위원은 올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급으로 승진 가능성도 점쳐진다. 채 기술위원은 삼성전자 DS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경력을 쌓았다. 특히 생산기술 분야에서 전문성이 탁월한 인물이란 업계 평가다.

생산기술은 '양산'과 연관이 깊은 분야다. 개발을 끝낸 제품을 양산하기 전 수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장 설비를 가다듬고 관련 연구개발을 담당한다. 일례로 공장 배관의 코팅 재료 등을 분석해 공정 중 패널과 웨이퍼에 이물질이 덜 묻을 수 있도록 설비를 개선하는 작업 등이 있다.

채 기술위원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서 검사·품질 공정 작업을 맡았고, 2011년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전신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겨 생산 기술 개선을 맡았다.

당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5.5세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라인을 준공하면서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속도를 올리던 시기다.

채 기술위원은 2012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생산기술팀장을 맡으면서 관련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가져가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연구'와 '제조' 개념만 있었던 환경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생산기술 분야를 삼성에 정착시키며 수율을 크게 끌어올린 인물”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삼성디스플레이 퇴사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2016년부터 성균관대 일을 맡으면서 생산 기술 분야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 기술위원은 전문성을 살려 LG디스플레이 OLED 수율 등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LG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벗어나 OLED 사업 구조 전환을 선언했지만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게 과제다. 특히 TV에 들어가는 대형 OLED는 양산 중인 반면에 중소형 OLED는 적자를 지속할 정도로 차질이 적지 않다.

어렵게 애플 아이폰용 OLED 공급에 성공했지만 생산성이 낮아 물량이 한정적이고, 세계 시장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와 격차가 상당하다. 중소형 OLED 사업의 경쟁력 강화, 특히 수율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해 채 기술위원이 영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현재 가동이 지연되고 있는 중국 광저우 대형 OLED 공장에서도 중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OLED를 생산하는 파주 공장이나 광저우 대형 OLED 공장에서 첫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필요 인력 충원을 위해 채승기 교수를 채용한 것은 맞지만 다른 인사 정보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