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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SW진흥법)은 정부가 2000년 이후 18년 만에 전면 손질한 법안이다. 공공 SW 사업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고 SW교육·SW융합 지원을 신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은 SW 업계뿐 아니라 산업 전반과 생활 곳곳에 SW를 뿌리내리는 핵심 내용을 포함했다.

◇공공 SW 생태계, SW진흥법이 좌우

SW진흥법은 1년간 업계와 전문가, 공공이 함께 머리를 모아 만들었다. 20여년간 SW업계 고질적 문제로 지적했던 주요 사안을 담았다. 대표적 부분이 공공 SW 생태계 개선이다.

공공은 국내 SW 시장 큰 축을 담당한다. 공공 SW 시장이 제대로 자리잡아야 SW 업계도 함께 성장한다. 업계는 공공 불공정 계약을 개선하고 불합리한 계약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W진흥법에는 '공정계약 환경(제37조)' 조성과 '요구사항 명확(제43조)' 등을 신설했다. 불공정 거래 관행을 해소하기 위해 공정계약 원칙을 마련한다. 계약서 작성 의무사항과 불공정한 계약 기준을 명시한다. 공공 발주처는 원하는 요구사항을 명확히 해야 한다. 국가기관 등 공공 SW사업 발주 시 요구사항을 상세하기 작성해야 한다. 요구사항 명확화를 위해 분석·설계 사업을 별도 분리 발주하도록 했다. 요구사항 명확화는 그동안 불확실한 과업지시로 추가 비용 발생, 투입 인력 증가 등 어려움을 겪은 업계에 가장 필요한 사안이다. 요구사항이 명확해지면 불필요한 비용이 줄어, SW 기업 이익도 높아진다.

공공 발주처 위주 사업 제안을 제한했다(제46조, 제49조). 공공은 SW사업 추진 시 요구사항을 명확히 했는지, 적정 사업기간을 산정했는지 등을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국가기관 등에 과업심의위원회를 설치해 과업 내용 확정과 과업 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심의한다. 공공 SW 부실 가능성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SW를 개발해도 SW저작권을 담보하지 못하면 사업하기 어렵다. SW진흥법은 'SW산출물 활용보장(제58조)' 등 SW저작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계약당사자가 지재권 행사에 필요한 SW산출물을 요청하면 국가기관 등 장은 이를 원칙적으로 승인해야 한다. 그동안은 SW 기업이 공공 SW를 개발하고도 이를 활용할 근거가 부족해 사업화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법안이 통과되면 공공사업 수행 시 개발한 산출물을 활용해 사업화하고 수익을 거두는 사례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정부부처와 공공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SW 기업 부담이 커졌다. 지방 상주 인력 체류비 부담뿐 아니라 지방 인력 채용도 어렵다. 공공은 프로젝트 발주 시 지방 이전에 따른 비용을 보전해주지 않는다. 원격지에서 개발 가능한 사업도 발주처가 위치한 지방에 상주하길 원하는 등 업계는 지방 사업 추진 어려움을 토로했다. SW진흥법은 SW유지·관리를 제외한 공공사업을 발주할 때 SW사업자가 수행 장소를 제안하도록 내용을 추가했다(제48조). SW업계 숙원 사업이던 원격지 개발 근거가 마련된다. 지방 상주 인력과 체류비 부담이 줄어들어 SW기업 운영에 숨통을 틔워 줄 전망이다.

이 외에도 '민간 투자형 공공 SW사업' '상용SW 활용 촉진' '서비스형SW 우선 활용' '표준계약서 개발·보급' 등 민간에서 요구한 내용 대부분이 개정안에 담겼다. 특히 민간 투자형 공공 SW사업은 민간뿐 아니라 공공에도 긍정적 역할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안전부는 내년부터 민간 투자형 공공 SW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법 통과 시 행안부뿐 아니라 공공 전반에 민간 투자형 사업이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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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융합·교육으로 곳곳에 SW 뿌리 내려

SW진흥법은 SW업계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SW를 전파하는 내용을 담았다. SW융합과 SW교육 지원이 대표적이다.

SW가 금융, 제조, 유통 등 산업 전반에 도입되면서 SW융합이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SW진흥법은 SW융합을 활성화해 다른 분야 혁신을 촉진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융합 연구개발(R&D) △융합 시범사업 등 지원 근거를 담았다(제28조). 국내외 주요 기업과 공공은 최근 디지털 전환에 주력한다. SW융합은 디지털 전환에 좋은 밑거름이다. 법안이 시행되면 SW융합을 촉진하고 기업과 공공 디지털 전환이 탄력붙는다.

2018년 중학생, 올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SW 교육이 의무화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 SW는 핵심이다. 초중등 대상 SW교육이 의무화 됐지만 사회 전반 SW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진흥법은 국민 SW기초소양 함양을 위해 체계적이고 장기적 SW교육 지원책을 담았다. 단편적 교육이 아니라 중장기적 초중등 대상 SW교육이 필요하다는 근거를 담았다(제31조). 일반 국민 대상 SW이해도를 높이고 SW기술자 우대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한 '문화조성(제35조)'을 신설했다.

SW산업 핵심은 인재와 기술이다. SW진흥법은 SW분야 우수인재 양성을 촉진하기 위한 내용을 포함했다. SW인재 양성을 위한 전문기관, 대학과 연계 교육을 지원한다. 산학연 협력 강화와 전문교육기관 설치·운영 등 근거를 추가했다(제22조). SW 기술력이 곧 업계 경쟁력이다. SW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기초 R&D 진흥과 △공개 SW 개발방식 활성화 △SW 분야 연구자 지원 근거 등을 신설했다(제25조).

SW진흥법은 18년 전 제정될 때와 변화한 모습을 최대한 담아 법안을 개정했다. 기존 'SW사업 창업 활성화' 내용을 '기술금융, 인수합병 활성화 지원근거'로 바꿔 구체적 지원안을 마련했다. '국제협력 및 해외진출 촉진' 처럼 막연한 수출 지원책을 '현지 맞춤화와 해외 진출을 위한 품질확보 지원 근거 마련'으로 개정했다. 'SW품질성능 평가시험'도 '평가비용 SW공급자 부담 근거'를 신설했다. '하도급 제한'을 '재하도급 예외조항 삭제' 방향으로 개정, 재하도급을 전면 금지했다. 하도급과 재하도급으로 이어지면 업계 수익이 하락했던 악순환을 막는 주요 장치를 마련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