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벤츠는 벤츠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막내 A클래스를 1박 2일간 시승한 소감이다. 벤츠 라인업에서 가장 작은 3000만원대 소형차지만 탄탄한 기본기가 돋보였다. 독일 명차 벤츠를 탄다는 자부심을 누릴 수 있는 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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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1997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처음 발표한 A클래스는 안전성과 효율성, 편안함을 앞세운 모델로 지금껏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지난 9월 국내에 출시한 4세대 신형 A클래스 해치백 모델 A220이다. 젊고 역동적 이미지에 벤츠의 새 디자인 언어를 적용하고 편의성을 보강해 상품성을 높였다. 타깃은 수입차를 처음 구매하는 20·30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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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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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주행에 앞서 외관을 살폈다. 정면에서 보면 낮은 보닛과 라디에이터 그릴, 헤드램프 형상이 벤츠 4도어 쿠페 CLS를 쏙 빼닮았다. 소형차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답게 높은 디자인 완성도를 보여준다. 라디에이터 그릴 중심부에는 날렵함을 강조하기 위해 은색 루브르를 적용했다. 옆면을 따라 길어진 휠베이스와 캐릭터 라인은 차체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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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실내.>

실내도 확 바뀌었다. 탑승자를 포근하게 껴안는 듯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계기판 패널과 센터 콘솔, 도어 트림 간 이음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랩 어라운드 디자인으로 편안함을 준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속도와 엔진 회전수 등을 그래픽으로 멋스럽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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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터치패드.>

직물과 가죽을 섞어 제작한 시트는 몸을 편안히 감싼다. 작은 차체에 비해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앞좌석을 뒤로 살짝 밀고 뒷좌석에 앉아도 무릎 공간이 부족하지 않았다. 트렁크 적재 공간은 370ℓ이다. 운전석은 메모리 기능, 앞좌석은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스티어링 휠은 가죽을 감싸지 않고 플라스틱 재질이 그대로 노출됐다. 가격을 낮추기 위한 구성이라도 손에 직접 닿은 부분인 만큼 세심한 배려가 아쉬웠다.

시동을 걸었다. 공회전 시에는 가솔린 엔진치고 소음이 살짝 크게 느껴졌다. 도어를 닫으면 소음이 잘 차단돼 큰 불만은 없었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0ℓ 가솔린 엔진에 7G-DCT 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출력은 190마력, 최대토크는 30.6㎏·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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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자동차 전용 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높였다. 기대 이상의 가속 반응에 탄성이 나왔다. 제원상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 시간은 6.9초로 소형차치곤 우수한 수치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하니 가속 반응이 한층 날카로워졌지만, 흐트러짐은 느낄 수 없었다. 코너에서는 자세를 잘 유지하면서 정확한 라인을 그리며 탈출했다.

엔진은 강력한 힘은 물론 출력에 따라 유연한 터보차징 기능을 갖춘 경량화 기술을 접목했다. 여기에 캠트로닉 가변 밸브 제어 기술로 연료 효율성까지 높였다. 복합연비는 12.3㎞/ℓ로 실제 외곽 도로 위주 시승에서 13㎞/ℓ 정도를 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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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편안한 승차감도 인상적이다. 코일 스프링을 적용한 컴포트 서스펜션은 요철을 부드럽게 넘고 고속에서도 훌륭한 안정감을 제공했다. 서스펜션 연결부 강도를 강화하고 방음 장치를 탑재하는 등 다양한 소음 저감 기술로 고속 주행 시 정숙성과 고급스러운 주행감이 돋보였다.

첨단 장비 적용도 주목된다. A클래스에는 벤츠가 신형 GLE를 통해 국내에 처음 선보인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를 탑재했다. 지능형 음성 컨트롤 시스템으로 자연어 음성 인식이 가능하다. 차량 내 온도나 조명 조절, 음악 재생, 전화 걸기나 문자 전송 등 기능들을 작동할 수 있다. 날씨 정보를 검색하여 운전자에게 알려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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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디스플레이 모니터.>

안정 장비로는 차선 변경 시 사각지대에 보이지 않는 사물을 미리 경고해주는 사각지대 어시스트, 평행 자동 주차와 직각 주차를 자동으로 지원하는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 임박한 충돌 상황을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위급 상황에서 최적의 제동을 돕는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 등을 갖췄다.

부족한 장비는 패키지 옵션을 통해 고객이 직접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커넥트 패키지(167만원)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사용이 가능한 스마트폰 통합 패키지, 키리스-고, 앰비언트 라이팅, 무선충전 기능, 미디어 케이블이 포함한다. 프로그레시브 패키지(243만원)는 아티코 인조가죽 스포츠 시트를 비롯해 프로그레시브 라인 내·외관 디자인, 파노라믹 선루프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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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시승을 통해 체험한 A클래스 해치백 A220은 가격 대비 높은 만족도를 주는 모델이었다. 오랜 전통을 지닌 벤츠가 만든 소형차답게 기본기만큼은 크게 흠잡을 데가 없었다. A220 가격은 3830만원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