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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전력망법 제2조 제2호와 제5호는 지능형전력망이란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한 망으로 정의했다. 단순 전기설비가 아니란 의미다. 지능형전력망 구성도.>

한전KDN 지능형전력망 구축 사업이 예외 없이 전기공사와 정보통신공사로 분리돼 발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능형전력망 사업 전체를 전기 산업에 포함시키려는 '전기산업발전기본법' 조항이 현실과 배치된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전KDN이 지난 7월 25일~9월 27일 3개월 동안 발주한 지능형전력망 사업을 분석한 결과 지능형원격검침시스템(AMI) 통신망 구축 사업(63건)은 모두 정보통신공사업 면허를 갖춘 '정보통신공사업자'로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한 것으로 나타났다.

AMI는 유·무선 통신으로 에너지를 실시간 검침하는 원격 시스템으로, 전기설비와 정보통신설비로 구성된다. 분야별 전문성에 맞춰 전기설비는 전기공사, 통신망 구축은 정보통신공사로 각각 발주했다.

그러나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전기산업발전기본법'은 이 같은 현실과 정반대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법안은 전기 산업을 정의한 제2조의 1항 다목에 지능형전력망 사업이 전기 산업에 해당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다른 산업법과 충돌한다. 지능형전력망법 제2조 제2호와 제5호는 '지능형전력망이란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망'으로 정의했다.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 관리, 데이터 전송·수집·분석 기능 등이 필요한 만큼 단순 전기설비가 아니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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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전력망법 제2조 제2호와 제5호는 지능형전력망이란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한 망으로 정의했다. 단순 전기설비가 아니란 의미다. 지능형전력망 핵심인 지능형원격검침시스템(AMI) 구성도.>

정보통신공사업법 제2조는 유선, 무선 등 전자 방식으로 정보를 저장해서 제어하거나 송수신하는 기구 또는 선로 등을 정보통신설비로 정의했다. 지능형전력망 가운데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은 정보통신공사업법상 정보통신공사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전기공사업법도 지능형전력망 가운데 전기공사를 구분하고 있다. 전기공사업법 제2조 1항 마목은 '전기공사란 지능형전력망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지능형전력망 중 전기설비에 관한 공사'로 한정하고 있다.

또 지능형전력망법 제4조는 '지능형전력망의 구축에 관해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해당 법률을 따르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전기산업발전기본법의 전기 산업 정의에서 지능형전력망 사업은 제외해야 한다는 게 정보통신공사업계의 주장이다.

정보통신공사업체 관계자는 12일 “법안이 통과되면 지능형전력망 사업 전체가 전기 사업으로 일괄 발주될 것”이라면서 “전기업계가 사업을 수주, 정보통신공사 업체는 하도급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전기산업발전기본법은 지능형전력망 외에도 전기설비 정의를 '전기로 작동하는 모든 설비'로 확대(제2조 3항)하는 등 문제점이 지적된다.

정보통신공사뿐만 아니라 소방, 기계설비 등 관련 산업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문위원이 반대 의견을 피력할 정도다.

한편 정보통신공사업 종사자 30여명은 이 의원을 항의 방문했다. 이 의원은 전기업계와 정보통신업계 간 합의점 도출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보통신공사업계는 전기업계가 입법 목적인 사업 영역 확대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법안 수정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표〉전기산업발전기본법 제2조 1항 다목과 충돌 법안

'전기산업'에 '지능형전력망' 포함은 현실과 정면 배치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