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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낙송 한전 영업계획처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전기요금 현실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전력이 원가 이하인 전기요금 체계를 현실화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전기요금 체계에 '전력도매가격 연동제'를 도입하고 각종 특례할인 등 복지 재원은 정부가 조달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연간 조 단위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악순환을 더 이상 손 놓고 볼 순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임낙송 한전 영업계획처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전기요금 토론회에 참석해 “한전은 그동안 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책 판단 하에 복지에 많은 재원을 투입했다”면서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국민들한테 (전기요금을) 조금 더 걷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냉철해 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처장은 '지속가능한 전기요금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상위 50개국 중 37개국이 전력도매가격 연동제를 도입했다고 주장, 우리나라는 74%에도 속하지 못한 국가라고 설명했다. 또 아시아에서 일본·중국·대만·인도·베트남·태국·필리핀 등이 이미 1990년대에 전력도매가격 연동제를 도입했다면서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우리나라도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단언했다.

이와 함께 전통시장·전기자동차·주택용 정전할인·신재생에너지 등 특례할인에 한전이 아닌 정부 재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한전이 복지할인·특례할인에 투입한 비용은 1조6974억원이다. 이전 정부 때인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지출한 1조750억원보다 무려 6000억원가량 많은 금액이다. 미국과 영국 정부가 각각 저소득가구 에너지지원 프로그램, 저소득층 전기요금 환급제도 등을 통해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과 대조된다.

임 처장은 “특례할인 제도 등은 산업정책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 재원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전력바우처 또는 예산을 새로 편성하는 방법으로 지원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전기요금 체계를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용 전기요금이 우리나라보다 싼 나라는 멕시코와 아이슬란드뿐”이라며 “전기요금은 원가주의에 기반을 두면서 추가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에너지 전문가들도 '전기요금 현실화'는 현 정부가 풀어야할 숙제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노동석 서울대학교 전력연구소 박사는 “2040년쯤이면 전기요금이 현재보다 50%가량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한전 적자가 지속되면 전력망 투자에 소홀해질 것이고, 이는 결국 국민 안전문제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우리나라도 시장 원칙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고, 장현국 삼성KPMG 상무는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솔직하게 밝히고 공론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삼화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의원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수요 전망부터 전기요금,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까지 이전 계획을 전면 손 볼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전기요금은 현행 요금 체계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체계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