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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SK텔레콤)와 티브로드 합병을 최종 인가한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은 법률상 방송통신위원회 사전동의가 필요하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심사기준은 경쟁제한성에 초점을 맞추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비해 다양하고 복잡하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최종 심사 과정에서 사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가 조건이 부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최종 인가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알뜰폰·초고속인터넷 등 추가 인가조건 가능성

전기통신사업법과 방송법에 의거, 방송통신 사업자 인수합병최종 인가권자는 과기정통부 장관이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장관은 공정위와 '협의'해 방송통신 기업결합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과기정통부는 기간통신사업자 간 결합과 관련,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재정 및 기술적 능력과 사업운영 능력 적정성 △주파수 및 전기통신번호 등 정보통신 자원 관리 적정성 △기간통신사업 경쟁에 미치는 영향 △이용자 보호 △전기통신 설비 및 통신망의 활용, 연구 개발 효율성, 통신산업 국제 경쟁력 등 공익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심사한다.

과기정통부는 이처럼 다양한 심사기준에 근거해 인가 조건을 부과할 수 있다. 공정위가 경쟁제한성만을 유일한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과 대조된다. 과기정통부가 보다 많은 재량권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가 조건을 부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알뜰폰이 쟁점이다. 공정위는 CJ헬로 알뜰폰이 경쟁제한성을 높이지 않는다고 판단, 아무런 시정조치를 부과하지 않았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별도 인가조건을 부과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도 마찬가지다.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초고속인터넷·이동통신 등 결합판매와 요금제 상향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지만 별도 시정조치는 부과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 검토결과에 따라 통신서비스에 대해서도 별도 조건이 붙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방송 지역성·공익성 강화 인가조건 가능성도

과기정통부는 각사가 영위하는 방송사업과 관련, 방송법에 근거해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 및 공익성의 실현가능성 △사회적 신용 및 재정적 능력 △시청자의 권익보호 등 공익성을 위주로 심사한다.

방송법상 합병을 신청한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과기정통부가 최종 승인이전 방통위의 사전동의를 얻어야 한다. 주식인수를 통한 최다액 출자자 변경에 해당하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과기정통부 자체 심사로 가능하다.

방통위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사전동의와 관련 △방송 접근성 보장 가능성 △방송서비스 공급원의 다양성 확보 가능성 △시청자 권익보호 가능성 △합병법인 및 최대주주 공적책임 이행 가능성 △콘텐츠 공급원의 다양성 확보 가능성 △지역채널 운영 계획 및 지역사회 공헌 계획 적정성 등 심사 조건을 제시했다. 방통위는 LG유플러스에 대해서도 과기정통부 심사 과정에 공익성을 살펴 달라며 의견서를 제출했다.

방송 분야 심사 쟁점으로 케이블TV 지역성 보존, 채널 독점 방지, 홈쇼핑 수수료 인상 방지 등 등 인가조건이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남은 절차는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3월)와 SK브로드밴드(5월)가 각각 기업결합을 신청한 직후부터 공정위와 별개로 각 기업결합에 대한 행정절차상 심사절차를 개시, 이미 상당부분 심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말까지 통신·방송 분야별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한 이후 인수합병 인가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합병절차가 진행되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방통위에 사전동의를 신청하고 동의여부에 대한 방통위 의결을 거쳐 최종 승인해야 한다.

과기정통부 심사기간은 총 90일이며 방통위는 과기정통부가 신청 이후 60일 이내에 사전동의를 요청하면 30일 이내에 결정해야 한다. 자료보정기간이 포함되지 않아 법정기간에 의미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같은 절차를 종합할 때 LG유플러스는 연내 CJ헬로 인수를 마무리 짓고 SK브로드밴드 또한 내년 3월 이내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방송통신기업 인수합병 절차와 관련 지나치게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다수 정부부처가 관여해 시장 대응에 어려움을 준다는 비판 또한 비등하다.

방송통신 전문가는 “공정위 승인 기간도 자료보정 기간을 포함하면 법정기간을 초과하고 기업에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면서 “정부부처 간 방송통신 기업결합 심사를 위한 협의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