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독주 체제였던 유료방송 시장이 3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등 기업결합을 인가하면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급속도로 덩치를 불린다. 반면에 1위 사업자 KT는 현상 유지에 그칠 수밖에 없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계열이 31.1%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SK브로드밴드가 14.3%로 2위, CJ헬로가 12.6%로 3위, LG유플러스가 11.9%로 4위, 티브로드가 9.6%로 5위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점유율이 24.5%가 돼 2위로 단숨에 올라서며 1위인 KT를 바짝 뒤쫓는다.

SK브로드밴드 또한 티브로드와 합병할 경우 점유율이 23.9%로 뛰며 3위가 된다. KT가 1위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2·3위와 격차가 6~7%P에 불과하다.

KT는 당장 대응할 방법이 없다. 인수합병을 시도하려 해도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발이 묶여있기 때문이다. 합산규제는 지난해 일몰됐지만 재도입 여부 등이 논의되며 결정이 미뤄진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유료방송 규제 개선안을 내놨지만 총선 등 국회 일정으로 언제 통과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통신사의 힘이 강력해지면서 케이블TV는 경쟁력을 잃고 시장이 위축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 이에 남은 케이블TV와 통신사의 추가적인 기업 결합이 전망되고 있다.

딜라이브가 매물로 나온 상황에서 KT가 딜라이브 인수합병을 꾀했지만 합산규제에 대한 결론이 나기 이전까지는 어렵다. KT와 딜라이브가 결합하면 합산규제 제한 점유율인 33.3%를 넘어 37%가 된다.

하지만 KT의 인수합병이 어려워지자 티브로드와 인수합병 이후에도 시장점유율 여유가 남는 SK브로드밴드가 딜라이브에 대한 추가 결합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SK브로드밴드가 딜라이브를 추가 합병할 경우 방송시장 1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딜라이브뿐만이 아니다.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이 운영하는 현대 HCN과 CMB 또한 통신사의 인수합병 물망에 추가로 올라있다.



〈표〉 기업결합 이후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이슈분석]유료방송 시장,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몸집 커진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